[인천/경기]“마음의 짐 내려놓고 잠시 쉬고 가려무나”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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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인전철 부천역 북광장 근처의 청소년 일시 쉼터 ‘별사탕카페’를 찾은 위기 청소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영국동아닷컴객원기자 press82@donga.com
10일 경인전철 부천역 북광장 근처의 청소년 일시 쉼터 ‘별사탕카페’를 찾은 위기 청소년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김영국동아닷컴객원기자 press82@donga.com
경인전철 부천역 북광장 일대는 카페 술집 오락실 음식점 모텔 등이 줄지어 늘어선 유흥가이다. 활기가 넘치는 곳이지만 갈길 잃은 채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부천시는 부천역 일대에 ‘위기 청소년’을 위한 안식처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역 광장에서 500m가량 떨어져 있는 청소년 일시 쉼터 ‘별 사탕 카페’(부천로 54번길 9)도 이런 시설 중 하나다. 10일 오후 2시 반경 별 사탕 카페 3층에서 10대 후반의 청소년 5명이 컴퓨터와 TV 화면 앞에서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모두 가출 청소년들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최대 7일간 머물 수 있다. 이곳은 가출청소년이 가정과 학교로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사회복지사가 일대일 상담과 범죄예방, 성, 노동인권 등의 교육을 한 차례씩 실시한다. 최인비 별 사탕 카페 소장(신부)은 “가출한 청소년들이 3∼5명씩 한 조를 이뤄 카페를 찾는데, 평균 2∼3일 머물다 떠난다”고 전했다.

이곳을 다녀간 가출 청소년들의 가정 복귀율은 아직 10%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적어도 갈 곳이 있다는 점에서 범죄 예방 효과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상담사들은 카페에 다녀간 청소년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생활상태를 파악하고 상담을 지속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오후 9시부터 부천역 북광장에서는 청소년에게 따듯한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청개구리 심야식당’이 운영되고 있다. 부천 선한목자교회 부설 물푸레나무청소년공동체가 수년째 봉사활동을 벌인 결과 최근 시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게 됐다. 천막 식당에서는 재능기부 청년 음악가들이 밴드 연주를 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6월경 부천역 인근 부천시민학습원 내에 위기 청소년에 대한 보호활동을 체계적으로 펼칠 부천시 청소년법률지원센터가 문을 열 예정이다. 변호사, 사회복지사, 청소년 상담가 등 전문가 3명이 상주할 이 센터는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청소년법률구조 융합기구다. 신한선 부천시 교육청소년과장은 “청소년들이 형사사건에 연루돼 경찰 조사를 받는 단계부터 변호사와 사회복지사가 나서 도움을 주는 센터로 전국에서 처음 설립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부천역 북광장#별 사탕 카페#청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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