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능프로 달력사진이 현충일 추모용?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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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페북에 뜬 낡은 흑백사진… 알고보니 3년전 무한도전 캡처 화면
누리꾼 비난 쇄도… 道 “착오” 사과

전북도가 6일 공식 페이스북에 현충일 추모사진이라며 무한도전 멤버들이 군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 사진은 2010년 무한도전 멤버들이 6·25 발발 60주년을 맞아 달력을 만들기 위해 찍은 것이다. 전북도 페이스북 캡처
전북도가 6일 공식 페이스북에 현충일 추모사진이라며 무한도전 멤버들이 군복을 입고 있는 사진을 올려 논란을 빚었다. 이 사진은 2010년 무한도전 멤버들이 6·25 발발 60주년을 맞아 달력을 만들기 위해 찍은 것이다. 전북도 페이스북 캡처
현충일인 6일 전북도 공식 페이스북에 군복을 입고 총을 든 군인 7명이 찍힌 낡은 흑백사진이 올라왔다. 곳곳이 해진 흑백사진 밑에는 “당신들이 목숨으로 지켜낸 이 나라에서 우리는 평화와 번영을 누립니다.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추모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언뜻 6·25전쟁 당시 군인을 찍은 사진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사진 속 군인 7명은 유재석 박명수 하하 노홍철 정준하 등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출연진이었다. 무한도전은 2010년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달력 특집으로 멤버들이 군복을 입고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장면을 방송했다.

한 인터넷 이용자가 방송 화면을 캡처해 낡은 사진처럼 보이도록 특수효과를 줘 인터넷에 올렸는데, 전북도 페이스북 운영자가 이 사진을 현충일 추모용으로 띄운 것이다.

국가기관이 6·25전쟁에서 희생된 순국선열을 추모한다며 예능프로그램 출연진의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비판이 쏟아졌다. 양모 씨는 “6·25전쟁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무한도전 멤버들의 사진을 올려두고 ‘당신들이 이 나라를 목숨으로 지켜냈다’고 적은 것이야말로 코미디”라고 말했다. 무한도전을 모르는 한 외국인이 이 게시물에 “한국전쟁 당시의 아름다운 사진”이라며 칭찬하는 댓글을 남기자 누리꾼 사이엔 “부끄러운 일”이라며 개탄하는 목소리가 일었다.

전북도 페이스북 운영자는 논란이 거세지자 1시간여 만에 사진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운영자는 “현충일에 뭐라도 메시지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에 집에서 휴대전화로 관련 사진을 찾다가 휴대전화 화면 속 작은 사진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해 빚어진 실수”라고 해명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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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사진#현충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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