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 설치된 스케이트장 ‘아이스가든’에서 시민들이 스케이트를 즐기고 있다. 아이스가든은 서울문화재단과 SH공사가 함께하는 ‘문화숲 프로젝트’ 가운데 한 행사로 내년 2월 17일까지 운영한다. 가든파이브 제공
대통령 선거일이었던 19일 오후 6시.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 설치된 ‘아이스가든’에는 어린 자녀들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러 온 가족들로 붐볐다. 지하철 8호선 장지역 4번 출구를 통해 지상으로 나오면 곧바로 만날 수 있는 아이스가든은 지난달 7일 개장했다. 원형 중앙광장에 설치된 아이스가든 주변은 높은 쇼핑몰 건물들이 빙 둘러싸고 있어 다른 야외 스케이트장보다는 비교적 춥지 않게 스케이트를 즐길 수 있다. 1회 수용 인원은 450여 명으로 서울 동남권 실외 스케이트장 중 가장 넓다. 아이스가든 입구에는 대형 트리 모양의 ‘포토존’이 마련됐고, 어둠이 내리면 중앙광장을 덮는 대형 천장에 조명이 켜지며 환상적인 분위기가 연출된다. 이날 자녀와 함께 아이스가든을 찾은 한 40대 주부는 “아이들이 스케이트장을 좋아해 처음 방문했는데 스케이트 외에도 쇼핑과 외식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아이스가든은 서울문화재단이 3년째 진행 중인 ‘문화숲 프로젝트’의 대표 상품이다. 스케이트 대여료 1000원에 입장료(성인 2000원, 어린이 1000원)만 내면 1시간 동안 즐길 수 있어 저렴한 데다 주변에 대형 쇼핑몰과 극장, 식당가가 모여 있어 다른 여가를 즐기기에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SH공사와 서울문화재단은 침체된 가든파이브의 상권 활성화를 위해 함께 문화숲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문화재단 안미영 매니저는 “가든파이브가 단순한 대형 쇼핑몰이 아닌 문화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잡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곳에서는 주말이면 다양한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도 열린다. 올 한 해도 오케스트라와 발레, 인디록밴드, 거리극까지 다양한 장르의 공연이 펼쳐졌다. 지난해 문을 연 263석 규모의 가든파이브 아트홀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연을 1인당 3만 원 이하로 제공해 주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말까지는 크리스마스를 겨냥한 어린이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이 공연되고 있다.
9층 식당가 한편에 마련된 북카페도 아이들에게 인기를 끄는 장소다. 쇼핑을 하다가 힘들 때 찾으면 편안한 의자에서 그림책을 볼 수 있다. 북카페 주변에는 신인작가의 작품 전시회도 열려 부모들도 가볍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자녀를 둔 가족이 함께 참여하는 각종 체험수업은 가든파이브의 단골 고객을 만드는 효자 프로그램이다. 올해에는 온 가족이 참여하는 ‘가족영화 공작소’와 ‘과학놀이터’ ‘명작이야기’ 같은 체험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됐다.
올해 10월까지 공연과 전시 등 문화숲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민은 모두 25만여 명. 아이스가든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6만여 명을 더하면 모두 30여만 명이 문화숲 프로젝트 때문에 가든파이브를 찾은 것이다. 이 기간 가든파이브의 유동인구도 지난해 1일 평균 3만2000명에서 올해 4만8000명으로 48%나 늘어났고 입점률도 80%를 넘었다. 안미영 매니저는 “처음에는 상인들이 ‘장사도 안 되는데 왜 저런 데 돈을 쓰느냐’며 항의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가장 큰 지원자가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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