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의 첫 합작영화인 ‘평양에서의 약속’.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상영되는 화제작이다. 광주국제영화제조직위원회 제공
만추(晩秋)의 남도가 영화로 물든다. 가을이 깊어가는 11월 영화 마니아들을 위한 잔치가 광주와 전주에서 잇따라 열린다.
올해 12번째를 맞은 광주 국제영화제는 ‘평화를 위한 희망(Hope for Peace)’를 주제로 14개국 55편의 장·단편영화를 상영한다. 메가박스 광주에서 열리는 이번 영화제의 ‘휴머니티 비전’은 인간의 평화와 자연의 가치를 다룬 감독들을 발굴, 소개하는 섹션이다.
화제의 영화는 북한과 중국의 첫 합작영화인 ‘평양에서의 약속’(원제 아리랑). 국내에서 처음 상영되는 이 영화는 최근 통일부의 심의를 통과해 국내 팬과 만나게 됐다. 총인원 10만 명이 참여하는 북한 집단 체조극 ‘아리랑’을 영화화한 이 작품은 중국인 여성 무용수가 북한을 여행하며 북한 무용수들과 우정을 쌓는 내용을 담고 있다. 4월 중국 베이징 국제영화제에서 처음 선을 보였고 6월에는 상하이 국제영화제에 출품돼 영화채널 매체대상 부문 본선에 올랐다.
중국의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국제영화제 이외엔 국내 상영을 하지 못했던 ‘티베트의 노래’ ‘후난에서 온 여인’ 등이 주 상영작이다.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도 다시 관객들을 만나며 인도네시아의 부조리를 고발한 ‘딜레마’도 눈에 띄는 작품이다.
세계 주요 영화감독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월드비전’에서는 리샤오룽(李小龍)의 열혈 팬으로 그를 주제로 한 영화만을 연출했던 천톈싱 감독의 ‘쌍절곤’, 일본 액션영화 ‘어새신’, 수려한 베트남을 화면 속에 담아낸 ‘동쪽에서 온 진주’ 등 다섯 작품이 선정됐다.
‘영화, 민주주의를 말하다’에서는 프랑크 카프라 감독을 집중 조명한다. ‘멋진 인생’ ‘스미스 씨 워싱턴에 가다’ 등 4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영화대전(APSA) 초청전’에서는 ‘시민과 나데르의 별거’ ‘여행자’ ‘끝나지 않은 전쟁’ ‘메리와 맥스’ 등 총 4편을 만날 수 있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패밀리 시네마’에서는 중국 영화 ‘화피 2’ 등을 상영한다. 이 밖에 애니메이션 특별전, 광주시민영상 상영전, 광주독립영화 특선, 전국 백악대학생 영상제 상영전 등 다양한 섹션이 마련된다. 062-228-9968
1∼6일에는 12회째를 맞는 전북독립영화제가 전주시 고사동 디지털독립영화관과 전북대 건지아트홀, 전주 메가박스에서 열린다. 슬로건은 ‘안녕하세요! 전국영화자랑’. 개막작은 대전 부산 전북의 영화인들이 만든 옴니버스 ‘세 도시 이야기2’와 조미혜 감독이 성전환 여성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 외로움을 표현한 ‘그 여자’. 폐막작은 2012 전주국제영화제(4월 24일∼5월 4일) 한국경쟁 부문에서 소개됐던 ‘앙코르와트’를 재촬영하고 재편집한 박상훈 감독의 ‘벌거숭이’. 모두 33편을 상영한다. 전주독립영화협회 063-282-3176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연중 상영하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는 내년 1월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요절한 영화스타들의 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불멸의 페르소나’를 계속하고 있다. 제임스 딘, 리샤오룽에 이어 11월은 리버 피닉스, 12월은 장궈룽(張國榮), 내년 1월은 메릴린 먼로의 작품을 상영한다. 입장료 무료.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063-231-3377
21∼25일 광주영상복합문화관에서는 제17회 광주인권영화제가 열린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를 다룬 ‘여기는 강정마을입니다’ 등 30여 편을 상영한다. 062-529-7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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