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1호-영광5호 원전 2기 같은날 스톱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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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7번째 고장으로 정지… 추석연휴 기강 해이 논란

2일 신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와 영광원전 5호기가 잇따라 고장으로 가동을 멈췄다. 상업운전에 들어간 원전의 가동이 고장으로 정지된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일곱 번째다. 2003∼2007년에는 매년 10건 이상 발생했던 원전의 고장 정지는 2010년 2건, 지난해 7건으로 줄어들었으나 올해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날 오전 8시 10분경 신고리 1호기가 제어봉 제어계통 고장으로 발전을 중단했으며 오전 10시 45분경에는 영광 5호기가 주급수펌프 정지로 원자로와 터빈발전기가 가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한수원 측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이 사실을 알리고 정확한 원인 파악에 나섰다. 재가동은 최소한 2, 3일 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전 2기가 같은 날 고장난 것은 2010년 7월 송전선로에 벼락이 떨어져 고리 1, 2호기가 멈춘 이후 2년여 만이다. 특히 영광 5호기는 2002년 5월 상업운전을 개시한 뒤 매년 평균 1회 이상, 지금까지 모두 17건의 고장이 발생했다. 1978년 이후 2기 이상의 원전이 같은 날 가동을 멈춘 것은 모두 25차례 있었다. 이 중 12건은 낙뢰나 태풍 또는 취수구에 새우 떼가 들어오는 등 동일한 원인으로 발생했다.

한수원 측은 “신고리 1호기와 영광 5호기 고장은 모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고·고장등급으로는 ‘0등급’에 해당한다”며 “발전소의 안전에는 영향이 없으며 방사능 누출과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고장이 추석 연휴 기강 해이 등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해 박현택 한수원 안전기술본부장은 “발전소 운영은 자동화돼 있고 운전인력도 일요일이나 연휴에도 평소와 다름없이 교대근무를 한다”며 “인재(人災)일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시운전 중 고장난 것 등까지 포함하면 올해 원전 고장이 12건에 이른다”며 “방사능이 누출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강변할 게 아니라 더 큰 사고가 나기 전에 경고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근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원전#신고리원자력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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