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박근혜 특강에 학생 동원 논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8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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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학생 "교수가 불참시 결석처리 공지"
학교측, 언론에 사실 알려지자 버스 대절 계획은 취소

경기도 성남의 가천대학교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특강에 학생들을 강제 동원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가천대는 18일 오후 2시부터 3시까지 성남캠퍼스에서 총여학생회 주최로 박근혜 후보를 초청해 '한국 사회에서 여성 지도자로 산다는 것'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이날 특강에는 학생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학교 측이 이날 특강에 학생들을 강제 동원했다는 글이 트위터에 올라오면서 학교 측을 비난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날 오전 @EtrangerXXX 라는 이름의 한 누리꾼은 트위터에 "간호학과 학생에게 전화가 왔다. 내일 수업 취소하고 버스 대절해서 강연 들으러 간다고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blueXXXXXXX 라는 이름의 누리꾼도 "그나마 학생들도 강제동원입니다. 빠지면 수업 결석처리 된다네요"라는 글을 올렸으며 현재 이 글들은 누리꾼들에 의해 '리트윗'되고 있다.

트위터에 @wiseXXXXXX 라는 누리꾼은 "불참자는 결석! 선관위 조사안하나?"라는 글을, @youXXXX 라는 누리꾼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하나"라는 불만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박 후보의 특강장을 채운 학생들은 주로 이 학교 단과대 중 하나인 생활과학대, 인천 메디컬캠퍼스 간호학과 여학생들로, 해당 교수로부터 특강에 참석하지 않으면 결석 처리를 하겠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음홀이 학생들로 꽉 찼습니다. 계단까지요. 수업대신 강연을 듣는다고 하네요. 출석체크까지 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누리꾼 @mediaXXXXX은 전했다.

학생들은 오후 2시~3시 수업 대신 특강에 참석했으며 특히 거리가 먼 인천 메디컬캠퍼스 간호학과 학생들은 성남 글로벌캠퍼스까지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 수단을 통해 이동했다.

학생들은 본래 학교 측이 대절한 버스를 타고 단체 이동할 예정이었으나 언론에 이 같은 사실이 미리 알려져 강제 동원 논란이 일자 학교 측이 버스 대절 계획을 취소하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총여학생회 한 관계자는 "박근혜 후보가 특강하러 오는데 자리가 비면 안 될 것 같아 학생처에 도움을 구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학생처 측은 "여학생이 많은 성남 글로벌캠퍼스 생활과학대와 인천 메디컬캠퍼스간호학과에 한해 교수의 재량권을 허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교수가 학생들에게 수업 대신 특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경우에는 학생들이 특강을 들은 후 확인서를 제출해야 출석처리가 되기 때문에 내지 않으면 결석처리 되는 것"이라며 "교수의 재량에 맡겼을 뿐 강제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학생은 "특강을 듣고 싶어 하는 학생에 한해 자율적으로 차후 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는 것은 몰라도, 수업 대신 강제로 특강에 참석시키고 확인서를 제출토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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