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청소년-노인 영화도 부산서 찍으면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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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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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학교너머’ BIFF 다큐 쇼케이스 작품 선정
실버영상제 당선작 23편 발표… 대상에는 ‘무한지애’

부산실버영상제 대상작인 ‘무한지애’의 한 장면. 부산시민회관 제공
부산실버영상제 대상작인 ‘무한지애’의 한 장면. 부산시민회관 제공
노인들과 청소년들이 출품한 영화작품들이 잇달아 좋은 성과를 내면서 부산 영상문화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들은 참신한 소재를 독특한 시각으로 무리하지 않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산 청년들이 만든 독립영화인 ‘학교너머(Beyond School)’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다큐멘터리 쇼 케이스(새 영화를 널리 알리기 위한 특별공연)에 선정돼 영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불우한 가정환경 속에서 학교를 벗어난 아이들로 구성된 록 밴드가 음악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며 꿈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는 내용. 김두현(19·보컬) 박용제(19·〃) 안효식(18·기타) 임유진(18·〃) 김민우(19·베이스) 한지웅(20·〃), 김세진 씨(19·드럼)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이들은 사상구사회복지관에서 진행하는 취업연계 음악활동 프로그램에 ‘락 앤 락’이란 이름으로 1년간 활동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콘서트를 끝으로 지금은 각자 대학입시 및 고졸검정고시 준비, 작곡가의 길을 가고 있다. 뇌종양을 앓은 드러머 김 씨 이야기는 가슴 뭉클한 반전으로 등장한다.

이 영화는 부산대 문화콘텐츠개발원에서 활동하는 효원문화·영상비디오저널리스트(VJ) 재학생 4명과 신인 김한국 감독(33)이 1년간 촬영 끝에 완성했다. 김 감독은 “이들을 통해 학원 폭력과 대안학교, 청소년 문제에 근본적으로 다가가 보자는 취지에서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21, 22일 부산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제2회 부산실버영상제’에서는 사회복지법인 청전의 ‘무한지애(끝없는 사랑)’가 대상을 수상했다. 204편의 응모작 중 대상을 차지한 무한지애는 돋보이는 연출력과 탄탄한 구성, 군더더기 없는 편집으로 수준급이란 평가를 받았다. 노인복지시설 영화제작반 노인 7명이 3월부터 만든 이 영화는 할아버지가 살아있을 때 서로 사랑했던 할머니의 이야기를 11분간 담았다. 할아버지 제삿날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방황하던 할머니는 죽음을 선택하려 했지만 아들에 의해 극적으로 구출된다. 할아버지한테 받았던 사랑을 아들한테서도 느낀 할머니는 자신의 사랑을 남은 자식들에게 나눠주며 새로운 인생을 살아간다는 이야기로 꾸며졌다.

최우수상을 받은 실버미디어누리단의 ‘김노인’은 대장암 말기 환자의 투병과정을 그리면서 정부보조금 등 사회문제도 함께 다뤘다. 장산실버영상제작동아리의 ‘노인의 품격’은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배워가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심사위원장인 동명대 안수근 대학원장은 “대부분의 작품들이 자신들의 문제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농축돼 있고, 사회고발성 주제까지 다루는 등 수준이 높았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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