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양반고장 첫 女ROTC 신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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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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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대 女학군단 4인 탄생

여성 ROTC 3기에 선발된 학생들이 이정문 학군단장(가운데)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한혜영 김혜정 임영주 서현영 씨. 안동대 제공
여성 ROTC 3기에 선발된 학생들이 이정문 학군단장(가운데)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한혜영 김혜정 임영주 서현영 씨. 안동대 제공
“국방에 남녀가 따로 있나요. 남자보다 더 강해야죠.”

“남학생들의 시선이 쏠릴 것을 생각하니 벌써 뿌듯한데요.”

안동대에 처음으로 여학생 학군장교(ROTC) 4명이 탄생했다. 김혜정(사학과·21) 서현영(정보과학교육과·21) 임영주(정보통신공학과·21) 한혜영 씨(법학과·20)가 주인공. 모두 2학년이다. 이들은 29일 “안동대 첫 학군단인 만큼 일당백 정신으로 캠퍼스 분위기를 확 바꾸겠다”고 입을 모았다.

여성 ROTC는 2010년 도입된 후 매년 200명가량 선발해 낯선 풍경이 아니지만 안동대는 사정이 좀 다르다. 경북 안동은 특유의 양반문화 전통이 뿌리 깊어서 그런지 은근히 남성 중심 분위기가 있다. 한 교수는 “대학, 특히 국립대는 이 같은 지역 특성에 더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여학생 ROTC가 배출된 것만으로도 적잖은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여학생 ROTC가 도입된 후 여러 대학에서 군사학과를 개설해 입학과 함께 준비를 하지만 안동대는 군사학과가 없다. 교내 학군단이 자체적으로 마련한 프로그램을 통해 준비해야 한다. 안동대 학군단은 ROTC 배출을 위해 여성전용시설과 병영생활지도실 등을 만들어 대비했다.

이정문 학군단장(중령)은 “최근 들어 여성 장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교내 선발경쟁도 치열하다”며 “1992년 학군단 창단 후 처음으로 여학생이 네 명이나 새 식구가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교직원 사이에도 이들의 선발은 65년 대학 역사에 기록될 ‘놀라운 뉴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형진 총장(59)은 “아들만 있는 집에 귀한 딸을 뒤늦게 얻은 듯한 느낌”이라며 “장학금과 기숙사, 해외군사문화탐방 등 뒷바라지를 잘해서 최고의 여성 장교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경북#안동대#ROTC#학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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