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갑속 두툼한 포인트카드 홍대 앞에선 한장으로 ‘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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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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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 150곳 지역할인 ‘도도한 포인트카드’ 실험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레스토랑 라비린토스를 찾은 한 손님이 스마트폰으로 ‘도도한 포인트 시스템’을 이용해 포인트 적립을 하고 있다(왼쪽). 이 시스템은 QR코드가 박힌 카드를 매장에 설치된 아이패드에 스캔하기만 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오른쪽 위).
포인트를 적립하면 매장별로 내건 혜택 상품을 볼 수 있다(오른쪽 아래).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레스토랑 라비린토스를 찾은 한 손님이 스마트폰으로 ‘도도한 포인트 시스템’을 이용해 포인트 적립을 하고 있다(왼쪽). 이 시스템은 QR코드가 박힌 카드를 매장에 설치된 아이패드에 스캔하기만 하면 포인트가 적립된다(오른쪽 위). 포인트를 적립하면 매장별로 내건 혜택 상품을 볼 수 있다(오른쪽 아래).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1. 오후 3시. 홍대 앞 미장원에 들러 머리 자름. 1만5000원.

#2. 오후 4시 반. 커피숍에서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심. 4500원.

#3. 오후 6시. 곱창전문점에서 저녁식사. 3만3000원.

#4. 오후 9시. 칵테일을 마시며 수다. 2만8000원.

직장인 김상현 씨(28)가 얼마 전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을 찾아 여자친구와 데이트한 내용이다. 김 씨는 미장원과 커피숍, 레스토랑, 바 등 가게 4곳에서 8만500원을 썼다. 나중에 할인혜택 등을 받으려면 각 가게에서 발행한 포인트카드를 모두 챙겨 사용금액을 적립해야 하는데 지갑에 포인트카드를 일일이 갖고 다닐 수 없는 노릇이라 이날 김 씨는 커피숍에서 쓴 돈 4500원만 적립했다.

하지만 이젠 카드 한 장만 있으면 4곳이 아니라 100곳의 가게를 가더라도 자기가 쓴 돈을 고스란히 적립하고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김 씨처럼 홍익대 주변을 자주 가면서도 포인트카드 챙기기는 귀찮았던 이들이라면 솔깃해 할 만한 뉴스다.

○ 카드 한 장으로 어디서든 포인트 적립

홍익대 앞 거리에서는 카드 한 장으로 대부분의 업소에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서비스가 석 달 전부터 시행되고 있다. 홍익대 앞 150개 매장이 가입한 ‘도도한 포인트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용 바코드인 QR코드와 태블릿PC 아이패드, 그리고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은 정보기술(IT)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매장에 설치된 아이패드의 ‘적립하기’ 버튼을 터치하고 QR코드가 박힌 카드를 스캔 하기만 하면 포인트 적립까지 3초도 걸리지 않는다. 카드가 없다면 아무 매장에서나 새 카드를 한 장 받으면 된다. 미용실에서 받은 카드든 레스토랑에서 받은 카드든 업종에 상관없이 아무 곳에서나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일부 대기업이 가맹점에서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사용하고 있지만 이런 대기업 유통망에 포함되지 않은 자영업자들은 쓸 수 없는 구조였다. 대기업 가맹 포인트 제도와 달리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하는 ‘도도한 시스템’은 아이패드 한 대만 설치하면 포인트 적립부터 방문 통계 분석까지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매장별로 설정해 놓은 포인트 상품도 젊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홍익대 앞답게 독특하다. 마포구 서교동 카페바인에서는 30포인트를 쌓으면 ‘사장님이 소개팅 시켜주기’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교동 카페 나무네요는 200포인트에 ‘런던 여행 게스트하우스 7박 숙소 제공’을 내걸기도 했다. 다양한 업종이 하나의 포인트 시스템을 공유하는 덕분에 매장 특성에 맞춰 다양한 혜택 상품을 내걸 수 있다.

○ 소셜커머스 쇠락하는 빈틈 노려

이 시스템은 소셜커머스가 정작 가게 주인이 매출을 올리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빈틈을 파고들었다. 일종의 인터넷 공동구매 체계인 소셜커머스는 일정 인원 이상이 제품을 구매하면 원래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전자상거래다.

‘도도한 시스템’을 쓰기 시작한 매장 주인들은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서교동 그리스 레스토랑 ‘그릭조이’ 사장 전경무 씨(50)는 “손님들이 얼마나 다시 찾아오는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0일 만에 1만5294명이 2만1551회 포인트를 적립했다. 매장이 내건 혜택상품 교환은 454건이 이뤄졌다. 안드로이드폰 애플리케이션 ‘도도(dodo)’를 무료로 내려받아 이 서비스를 사용하는 매장과 위치, 포인트별 혜택을 확인할 수 있다. 조만간 애플 앱스토어에도 앱을 등록할 예정이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주식회사 스포카 대표이사 최재승 씨(28)는 “현재 시범적으로 홍익대 앞에서 시작한 이 시스템을 조만간 신촌과 이화여대 쪽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비슷한 업종은 매장끼리 포인트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홍대#포인트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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