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괴 40kg 진짜 묻혔나… 동화사 뒤뜰 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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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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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이상한 곳 확인”
새터민 신청 조건부 허가 내달초 단한번 발굴 허용

금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 대웅전 뒤뜰.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이 탈북자 김모 씨가 매장 지점으로 지목한 곳이다. 동아일보DB
금괴가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구 동구 도학동 동화사 대웅전 뒤뜰. 동그라미로 표시된 부분이 탈북자 김모 씨가 매장 지점으로 지목한 곳이다. 동아일보DB


대구 동구 동화사 대웅전 뒤뜰에 40kg(시가 24억 원가량)의 금괴가 묻혀 있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이 논란도 다음 달 초면 종결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위원회는 21일 동화사 대웅전(보물 제1563호) 뒤뜰에 금괴가 묻혀 있다고 주장하며 새터민 김모 씨(41)가 낸 발굴허가 신청을 조건부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13일 첫 허가신청을 낸 이후 4번째 만이다.

문화재청 유형문화재과 관계자는 “그동안 문화재위원회가 요구한 모든 자료를 보완했고, 자력 탐사 결과 이상대(異常帶·물리탐사 자료해석 결과 이상이 나타나는 곳)가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돼 조건부로 허가했다”며 “다만 굴착할 때 문화재 전문가를 입회시키고, 해당 기관과 협의해 출토물과 관련한 안전사고 대비책도 마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25일경 동화사 관리를 맡은 대구 동구에 관련 공문을 보낼 예정이다. 동구는 서류가 도착하면 동화사 관계자와 김 씨 등과 협의해 발굴 시점을 정하게 된다.

2008년 12월 탈북한 김 씨가 이곳에 금괴가 묻혀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지난해 12월. 북한 함경도 출신인 김 씨는 자신의 집 옆에 살던 남한 출신 양아버지(84)를 통해 금괴의 존재를 알게 됐다. 양아버지는 6·25전쟁 당시 40kg 상당의 금괴를 비닐에 싼 뒤 철모에 넣어 동화사 대웅전 뒤편 기단 근처에 묻어뒀다고 했다. 하지만 유엔군의 반격으로 북으로 왔다가 퇴각할(1·4 후퇴) 때 남한으로 내려오지 못했다는 것. 이후 정치범 수용소에 갇혔다 탈북한 김 씨는 금괴를 찾기 위해 2009년부터 동화사를 찾았다. 집 주소도 동화사 인근으로 옮겼다. 그러다 금속탐지기 조사에서 금속반응이 나오자 확신을 갖고 발굴에 나선 것.

김 씨는 “발굴허가는 당연한 결과”라며 “동화사 등과 협의해 다음 달 초에는 발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에게 주어진 발굴 기회는 단 한 번뿐이다. 발굴 신청을 위해서는 동화사의 동의가 필요했고, 동화사는 김 씨가 지목한 단 한 곳만 발굴하는 데 동의했기 때문. 김 씨는 대웅전 뒤뜰 처마 밑, 건물 본채에서 1m 정도 떨어진 곳 1.2m 깊이에 금괴가 묻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씨의 주장대로 금괴가 나오면 소유권을 놓고 또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금괴가 문화재로 판명되면 국가 소유가 된다. 1년 동안 소유자를 찾은 뒤 나타나지 않으면 최초 발견자인 김 씨와 토지 소유주인 동화사가 나눠 갖게 된다.

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대구 동화사#금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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