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함께하는 동아 다문화賞]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그들에겐 동정보다 격려가 힘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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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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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자로 참석한 새누리당 이자스민 의원

“제가 모든 상을 다 받고 있는 느낌입니다. 수상자들의 면면을 보니 그 속에 제 삶이 그대로 보이네요.”

LG와 함께하는 동아다문화상 시상식에서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사진)은 격려사를 빌려 그동안의 인생을 털어놨다.

“이소은 님, 저를 울리네요. 눈물 참느라 힘들었습니다. 제 가족도 아홉 식구입니다. 지금은 아이들 키우느라 정신없겠지만 곧 재미를 알게 될 거예요. 윤지현 님, (남편과 사별 후) 혼자라서 힘들겠지만 그 마음 잘 이해하는 거 알고 계시죠? 당태겟 군, 제 아들 나이인데 아들을 보는 것 같네요. 훌륭한 국가대표 태권도 선수가 되세요.”

행사가 끝나자 이소은 씨가 “언니!”라며 이자스민 의원에게 달려왔다. 이 의원은 “응, 소은아”라며 이 씨의 손을 잡고 반가워했다. 원래 아는 사이였냐고 묻자 이 의원은 “시상식에서 처음 만났다”고 답했다.

“저를 처음 만났는데도 언니라고 부르는 결혼이주여성이 많아요. TV에서 많이 봐서 오래 알고 지낸 언니 같다면서요. 저에게 ‘언니를 보면서 힘을 얻는다’는 얘기를 많이 해요. 제 존재만으로도 힘이 된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아요.”

이에 앞서 이 씨가 수상 소감을 발표하며 울먹일 때 이 의원은 양 엄지를 치켜세웠다. ‘힘내라’는 응원이다.

“힘든 사람을 안됐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면 안 돼요. 듣는 사람이 힘이 빠지거든요. ‘불쌍하다, 힘들겠다’는 말을 들으면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데도 주춤하게 돼요. 오히려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해주는 게 효과적이에요. 아까 소은이가 울먹이며 소감을 말할 때 제가 엄지를 치켜드니까 다시 술술 소감을 말했잖아요.”

이 의원은 1995년 한국인과 결혼했고, 1998년 귀화했다. 2년 전 남편과 사별할 때와 올해 누리꾼들의 인신공격을 받을 때 가장 힘들었다. 그때마다 이 의원의 시부모는 항상 “우리가 곁에 있으니 걱정 마. 넌 잘할 수 있어. 너보다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너는 너인데 뭐가 무섭니”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는 이제껏 씩씩하게 살아올 수 있었던 건 가족과 친구들 덕분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힘든 일을 겪으면서 내 주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 진정으로 나를 생각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게 됐다”며 “결혼이주여성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마음속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지지대와 같은 가족과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살기 싫어질 정도로 힘들다가도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다 털어놓고 나면 이상하게도 힘든 마음이 다 없어져요. 만약 가족이 지지대 역할을 못해줄 경우는 사회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민자들에게 친언니처럼 상담해주는 결혼이주여성 상담자가 더 많이 늘었으면 하는 소망이에요.”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동아 다문화賞#이자스민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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