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꿈★을 만나다]고교생 허준회 군,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대변인을 만나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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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젠테이션은 ‘호소’가 아닌 ‘소통’이죠!
《“The 23rd Olympic Winter Games in 2018 are awarded to the city of (2018년 제23회 겨울올림픽대회 유치 도시는)….” 잠깐의 정적. “Pyeongchang(평창)!”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봉투에서 개최지 이름이 적힌 카드를 꺼내며 “평창”을 외친 순간, 평창동계올림픽유치단 전원이 용수철처럼 튀어 올라 환호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최종 프레젠테이션의 시작과 끝을 책임진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대변인이었다. 너무 냉정하지도 않고 너무 감정에 치우치지도 않은 ‘프로’의 모습을 보여준 그녀였지만 ‘평창’이라는 단어가 들리자 결국 눈물을 흘렸다.》
경기 신경고 2학년 허준회 군(왼쪽)이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대변인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같은 시각 경기 신경고 2학년 허준회 군(17)도 한국에서 TV를 보다가 감격의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이번 경연은 지리적인 위치가 그 본질이 아닙니다. 이것은 꿈에 대한 경연이고 인간의 잠재력에 대한 경연입니다”라며 세계인을 사로잡은 나 씨의 외침을 그날 이후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살아왔다는 허 군.
허 군이 최근 ‘신나는 공부’의 도움으로 서울 강남구의 한 레스토랑에서 나 씨를 만났다. 평창유치위 대변인으로서의 임무를 마친 나 씨는 영어 프레젠테이션 컨설팅회사인 ‘오라티오’ 대표이자 영어스피치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 대변인은 ‘얼굴’이자 ‘목소리’
허 군이 물었다. “대변인 활동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요?” 나 씨는 다시 한 번 더반의 감격이 떠오른 듯 미소를 지으며 대변인의 매력을 소개했다.
“대변인은 ‘얼굴’이자 ‘목소리’죠. 굉장히 무거운 책임감이 있지만 동시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성취감도 있어요. 무언가를 대표한다는 건 큰 영광이에요.”(나 씨)
평창유치위 대변인의 업무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주요 업무인 프레젠테이션 참가, 다른 프레젠터(Presenter·발표자) 대상 스피치교육, 그리고 외신 기자 및 IOC 위원과의 관계 맺기. 특히 나 씨는 프레젠테이션 외에도 외신 기자를 지원하는 데 큰 노력을 기울였다.
“IOC 위원들은 올림픽을 담당하는 기자의 기사를 개최지 선정 투표 때 많이 참고했어요. 그래서 외신 기자를 상대하면서 그들의 기사에 우리나라가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어필했지요. IOC 위원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예요.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처음 보는 사람에게 ‘한 표 주세요’라고 호소하기보다는 1년 반 동안 ‘밍글링(Mingling·어울리기)’으로 친분을 쌓은 위원들의 눈을 바라보며 ‘소통’했던 거죠.”(나 씨)
○ 더반 무대에 서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쳐 대변인이라는 자리에 오르게 됐나요?”(허 군)
나 씨는 “특별한 시험을 거치거나 자격증을 획득한 것은 아니다”고 답했다. 나 씨는 ‘평창겨울올림픽 유치위원회 대변인’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기까지 아리랑TV 앵커로, 작고 큰 국제회의의 MC로, 그리고 2010 여수엑스포 유치위원회 발표자로 활동하며 자질을 검증 받았다.
나 씨는 “대변인은 발표를 하는 일 외에도 다른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과 만남을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가 아무런 경험이 없었으면 아마 평창유치위 대변인을 할 기회가 오지 않았을지도 몰라요. 여수엑스포 발표자로 열심히 일했던 저를 당시 사무총장이셨던 분이 기억해 주시고 평창 대변인으로 추천해주셨죠. 만났던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다져 놓았던 것도 저에겐 큰 도움이 되었답니다.”(나 씨)
○ 세계를 감동시킨 프레젠테이션 비법? 연습 또 연습!
나 씨의 프레젠테이션은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다. 부드러운 어조에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스피치에서는 진심이 느껴진다. 허 군은 프레젠테이션을 잘하는 나 씨만의 비법이 궁금했다.
나 씨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평창유치위 대변인을 맡았다면 강원도와 올림픽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먼저 머리와 영혼에 가득해야 한다는 것. 더불어 청중이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하려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제가 지금 준회 군에게 말할 때와 IOC 위원들에게 말할 땐 당연히 자세가 다르겠죠? 가장 중요한 건 연습이에요. 스피치를 내 것으로 만드는 방법은 연습밖에 없어요. ‘임기응변’도 연습에서 나오는 것이랍니다. 100번 연습하면 말문이 막히지 않아요(웃음).”(나 씨)
※ 나승연 전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 대변인을 만나 인터뷰한 허준회 군은 고교생을 위한 국내 유일의 주간신문 ‘P·A·S·S’(사진)의 고교생
기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P·A·S·S 고교생 기자가 되면 영화감독, PD 등 전문가나 사회 저명인사, 인기 연예인을 직접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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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오승주 기자 cantare@donga.com 손민지 기자 minji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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