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루이뷔통 등 외국 유명상표를 도용한 짝퉁 가방 제작 기술자인 A씨(40)는 2010년 판매와 유통을 담당하던 B씨(40)와 새로운 사업모델을 고안했다. 소위 'S급', 'A급'으로 불리는 진짜 같은 짝퉁 가방을 만들어 내는 기술에는 자신이 붙은 만큼 제품 고유번호(시리얼 번호)까지 붙여 고객관리까지 해보자는 것. 짝퉁 가방을 사는 고객들의 가장 큰 불만은 사후 관리가 되지 않아 '뜯어짐'과 같은 하자가 생기면 가방을 버려야 한다는 데서 착안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아예 홈페이지를 개설해 동대문과 남대문 일대 상가에서 자신들의 짝퉁 가방을 사들인 고객들을 상대로 하자가 생기면 수선해주겠다고 약속했다. 홈페이지에는 '대포폰'의 전화번호를 게재하고 수선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사후관리(AS)에 나섰다.
이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들이 유통시킨 짝퉁 가방은 3000점. 정품으로 완산하면 100억 원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이 구가한 호황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24일 A씨와 B씨는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붙잡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원자재 공급부터 제조·판매까지 총괄한 주범 B씨와 제조업자 B씨는 구속됐고 이들의 유통책 4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세관 관계자는 "이들은 짝퉁 완제품을 밀수하는 것이 어려워지자 중국에서 원단을 밀수입해 국내공장에서 대량으로 가방을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품 고유번호를 붙여 고객관리에 나선 것은 물론 상품 배송에 대포폰과 퀵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영업형태가 철두철미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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