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어떤 분이신지 아니?” 물음에 “아빠는 소방관”… 씩씩한 아홉살에 눈물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빈소 찾은 김황식 총리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공관 근처의 교회에서 예배를 마친 김황식 국무총리는 점심식사를 한 뒤 조용히 차에 올랐다. 그는 예고 없이 경기 평택시 가구전시장 화재 진압 중 숨진 이재만 소방위와 한상윤 소방장의 빈소로 향했다. 소방방재청 등 관계기관은 물론이고 총리실 내부에도 알리지 않았다. 수행비서와 경호원 2명만 김 총리를 따랐다. 총리실 관계자는 “김 총리가 엄숙히 애도를 표해야 할 자리를 번잡하게 만들지 않으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빈소인 평택시 중앙장례식장에 도착한 김 총리는 유족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좋은 일 하다가 돌아가셨는데 용기 잃지 말고 꿋꿋하게 살아 달라”고 위로했다. 이 소방위의 둘째 아들 지호 군(9)에게는 “아버지가 뭐 하시는 분이었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실감하지 못한 어린 아들은 “소방관”이라고 힘차게 대답했다. 이 장면을 지켜보던 주변 사람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눈물을 감추지 못했고 장례식장은 울음바다가 됐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김 총리는 “생명을 지키는 일을 하다 돌아가신 것을 절대 잊지 마라”고 당부했다.

소방관 군인 경찰 등 ‘제복 입은 사람들(MIU·Men In Uniform)’에 대한 김 총리의 애정과 관심은 각별하다. 김 총리는 5일에는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를 방문해 경찰관과 전의경들을 위로했다. 그는 “총리실에서 광화문광장을 내려다보면 비가 오는데도 전의경들이 대오를 지어 시위에 대비하는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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