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엔 ‘특별한 매력’이 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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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3만명 작은 섬에 年 510만명 관광객 찾아

진도는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군세가 세 번째로 작다. 한반도 서남단 끝자락에 위치한 데다 인구는 3만3557명(8월 말 기준)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2005년부터 6년간 진도를 찾은 관광객은 무려 3074만 명에 달하며 한 해 평균 관광객 510만 명이 진도를 찾고 있다.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는 진도의 매력은 뭘까. 진도에는 진도아리랑 강강술래 씻김굿 등 각종 소리와 멋이 살아 있어 놀이와 굿판이 끊이지 않는다. 또 관매도 등 숨은 비경이 최근 알려지면서 ‘숙박시설이 태부족하다’는 즐거운 비명까지 나오고 있다.

○ 500회 맞은 토요민속 공연


24일 오후 진도읍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 800석이 모자랄 정도로 인파로 꽉 찼다. 관람객 800여 명은 아리랑 따라 배우기를 시작으로 진도 출신 국악인 신영희 씨의 판소리 공연, 무용의 대가 임이조 씨의 한량무, 창극 공연 등을 즐겼다. 이후 국악인들과 함께 진도아리랑을 부르며 2시간 동안 하나가 됐다.

이 공연은 진도 토요민속여행의 500회째 특별행사. 토요민속여행은 군 단위 자치단체에서는 최초로 시도된 정기공연이다. 1997년 공연을 시작해 섬사람들의 삶과 애환을 담은 남도 여행의 대표 관광상품이 됐다. 14년 동안 토요민속공연을 보러 온 관람객만 25만여 명에 달한다. 이희춘 진도군립민속예술단장은 “단원 28명이 평일에는 생업에 종사하다 토요일만 나와 공연을 했다”며 “열악한 환경에도 500회 공연을 한 것은 진도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 소리와 멋이 어우러진 진도


진도 사람들은 힘든 일을 하거나 부부싸움, 장례 등 거의 모든 일상생활에서 소리를 한다. 진도가 소리의 고장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또 신비의 바닷길을 비롯해 때 묻지 않은 자연이 감춰져 있다. 소리와 멋이 어우러진 진도는 열악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진도에는 각종 상설공연도 많다. 우선 진도대교 건너편에는 울돌목 해상무대가 있다. 이곳에서는 매주 둘째·넷째 주 일요일 오후 남도소리여행이 진행된다. 또 아름다운 저녁노을로 유명한 세방낙조 전망대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진도 북놀이 생생 체험이 펼쳐진다. 국립남도국악원에서도 매주 금요일 오후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다.

소리의 고장답게 진도군은 망자의 혼을 달래고 상주를 위로하는 민속극 진도 다시래기를 비롯해 씻김굿 등 진도만의 장례문화를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등재키로 했다. 진도의 독특한 장례문화는 고려시대 삼별초, 임진왜란 명량해전 등 잦은 전쟁의 상처 속에서 죽음을 또 다른 축제로 승화하며 발전시킨 것이다.

이동진 진도군수는 “각종 공연과 관람 등으로 관광객들이 늘면서 지역경제가 살찌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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