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여수 시각장애인의 ‘아름다운 안마 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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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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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1급 강영태 씨 등 3명
지체장애인들 찾아 위로

시각장애인 김윤규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동백원 원생에게 안마봉사를 하는 동안 강영태 씨(왼쪽에서 두 번째)는 기다리는 다른 원생들과 상담하고 있다. 동백원 제공
시각장애인 김윤규 씨(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동백원 원생에게 안마봉사를 하는 동안 강영태 씨(왼쪽에서 두 번째)는 기다리는 다른 원생들과 상담하고 있다. 동백원 제공
5일 오후 2시경 전남 여수시 소라면 동백원.

지체장애인 70여 명이 생활하고 있는 이곳에 검은색 안경을 쓰고 지팡이를 든 남자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여수시각장애인협회 회원인 강영태(56·시각장애 1급) 서재열(61·〃) 김윤규 씨(49·〃). 강 씨 등은 3월부터 매주 화요일 2시간씩 안마봉사 활동을 하기 위해 동백원을 찾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동병상련의 지체장애인들을 어루만져 주는 것.

강 씨는 1989년부터 동백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강 씨는 “젊은 나이에 시력을 잃고 그동안 수없이 좌절했다”며 “하지만 동백원에서의 봉사활동으로 나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돼 좌절감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강 씨는 현재 동백원에서 생활하는 지체장애인들을 상담하고 후원자를 연결하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안마봉사 활동을 연결해준 강 씨는 직접 안마를 배우고 있다.

안마사 자격이 있는 서 씨 등은 강 씨의 권유로 동백원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서 씨는 “동백원에서 운영하는 장애인활동보조지원사업이 평소 도움이 됐다”며 “배우고 할 수 있는 일이 안마밖에 없는 만큼 안마봉사 활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 씨 등이 해주는 안마는 거동이 불편한 동백원 원생들에게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김종화 씨(47·척추장애 1급)는 “하루 종일 누워 있다 보면 온몸에 근육이 뭉쳐 너무 힘들다”며 “서 씨 등 시각장애인들이 해주는 안마가 그 고통을 잊게 해 준다”며 고마워했다.

김홍용 동백원 원장은 “안마가 지체장애인들에게 치료 효과도 거두고 있는 것 같다”며 “동병상련의 장애인들끼리 안마봉사 활동을 통해 큰 용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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