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10개월 동안 여자 속옷 641벌 훔친 남자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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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에도 같은 혐의”… 대전경찰, 40대男 구속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

4월 중순 푸른 하늘이 싱그러운 어느 오후. 대전 동구 가양동 주택가를 지나던 정모 씨(45·전기기사)는 김모 씨(24·여) 집 마당 한쪽에 있는 빨래 건조대를 보고 갑자기 눈이 돌아갔다. 건조대에 여러 색상의 여성 속옷이 걸려 있었던 것.

열린 대문을 통해 들어간 정 씨는 이 중 자신이 좋아하는 색상의 팬티를 집어 들고 냅다 뛰었다. 잡히지 않을 정도까지 달아난 정 씨는 팬티를 가슴에 힘껏 안고 마음을 진정시켰다. 고동치던 심장은 잠시 후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정 씨의 범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대전 시내 일대에서 유사 범죄 신고를 받은 경찰에 결국 덜미를 잡힌 것. 경찰 조사 결과 정 씨는 지난해 8월부터 최근까지 100여 차례에 걸쳐 여성 속옷 641벌을 훔쳤다. 조사 결과 아내가 있는 정 씨는 훔친 속옷을 집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자신의 차 트렁크에 보관했다.

그는 경찰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속옷을 훔쳤다”며 “창피했지만 훔치고 나면 마음이 편해져 멈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정 씨는 4년 전에도 같은 혐의로 8개월 동안 구속된 경력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변태 성욕을 가진 사람 중에 여성 속옷만 노리는 사람이 있다”며 “정 씨는 속옷 가운데 팬티만 골랐고 그것도 아가씨 것이 좋다고 작은 사이즈만 훔치는 취향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대전중부경찰서는 28일 정 씨를 상습 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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