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과학벨트]세계적 ‘光밸리’에서 연구·산업화 원스톱 서비스 체제

  • 동아일보

광주과학기술원·한국광기술원 등 첨단과학산업단지
각종 교육·연구시설 밀집, 과학벨트로는 최적의 조건

(위부터)광주과학기술원, 광주과기원 일대 전경,노벨 히거신소재연구센터,광주과학관,전남대병원과 조선대 첨단산학캠퍼스
(위부터)광주과학기술원, 광주과기원 일대 전경,노벨 히거신소재연구센터,광주과학관,전남대병원과 조선대 첨단산학캠퍼스
《광주는 기초과학을 통해 응용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화를 실현할 수 있는 최적지다. 광주첨단과학산업단지에는 광주과기원, 한국광기술원 등을 비롯한 교육·연구시설이 한 곳에 모여 있다. 연구단지는 개발된 성과를 바로 산업화할 수 있는 460여 개의 기업체와 생산 및 지원기능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원스톱(One-Stop)서비스가 가능한 지역이다. 대덕연구단지에 비해 늦게 조성됐고 투자 규모도 적지만 연구개발(R&D) 비용대비 생산액과 수출액 등 투자 효율성 측면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등광기술연구소, 히거연구센터 등 기초과학 핵심 분야에서 세계적인 역량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광산업의 성공적 자리매김을 통해서 응용기술의 산업화라는 신모델을 창출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광산업은 국가 R&D 투자 사업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 세계적 광밸리로 빛나다


광(光)산업은 정부와 광주지역 산·학·연·관·정이 혼연일체가 돼 일궈낸 성과물이다. 빛이 가지고 있는 성질을 활용해 각종 첨단제품을 생산 판매하는 광산업은 광주 지역경제에서 무시할 수 없는 효자종목이다. 광주 광산업체는 지난해 말 346개, 매출액은 2조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광산업육성계획이 시작되기 이전인 1999년과 비교하면 업체 수는 7.3배, 매출액은 무려 22배가 폭증했다. 고용인원도 1896명에서 6870여명으로 3.6배 증가했다.

광통신부품 및 발광다이오드(LED) 등 중소 벤처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광통신 부품기업들은 댁내광가입자망(FTTH) 광통신에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평판형 광도파로 웨이퍼 칩 세계 시장을 장악했다. 휘라포토닉스는 중국, 미국, 러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유럽 등지에 PLC타입의 스플리터를 공급하는 등 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오이솔루션은 광통신용 송수신기를 생산하는 국내 대표적인 광통신 전문기업으로 광통신용 모듈을 생산해 삼성전자, 알카텔루슨트, 노키아지멘스, 모토로라 등 세계 IT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 교수팀은 인듐갈륨질소(InGaN) 청색 LED의 발광효율을 30% 향상시킨 원천 제조기술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광기술원의 LED소자기술연구팀은 실리콘 소재를 이용해 LED사파이어기판 대체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올해 광주 광산업은 총매출 2조 원이 목표다.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자동차·가전과 함께 광주를 떠받치는 3대 주력산업으로 당당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광주시는 2015년이 되면 광산업체 수는 570개, 고용 1만2000명, 총매출은 6조 원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 일본과 함께 세계 3대 광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광주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경쟁력 갖춘 대학 인프라

광주과기원 고등광기술연구소
광주과기원 고등광기술연구소
1993년 설립된 광주과학기술원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작지만 강한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으로 입지를 구축했다. 영국의 글로벌 대학평가기관인 QS가 발표한 세계 대학평가 결과 2010년 기준 교수 1인당 논문 피인용수 부문에서 세계 10위, 아시아 1위를 차지해 세계적인 이공계 교육기관으로 우뚝 섰다. 교원 1인당 특허 출원 및 등록 및 기술이전 수입액 국내 1위 등 연구 성과를 이용한 비즈니스 창출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초 광과학 및 응용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소속 교원 및 정규직 연구원 중 75%가 물리학 분야 박사들이다. 연구소는 2003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650억 원이 투입되는 극초단 광양자빔 연구시설 구축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업은 초고출력 레이저 시스템을 개발하는 국책 연구 프로젝트로 순간출력이 1000조W(1PW급) 레이저 시설 구축이 최종 목표다.

광주과학기술원은 노벨상급 기초연구 진흥을 위하여 노벨상 수상자들이 센터장을 맡고 있는 3개 노벨 연구센터를 운영하며 고급 연구 인력의 국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2005년 설립된 노벨 히거 신소재 연구센터에서는 세계 최고 성능 유기물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개발하고 세계 최고 효율의 플라스틱 태양전지를 만드는 등 연구 성과를 창출했다.

전남대 의과대학은 심혈관연구센터를 운영하며 이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심혈관질환 치료제, 관상동맥 스텐트, 손상된 심근조직의 개선을 위한 줄기세포 치료법, 혈관 마이크로 로봇 개발 등이 주요 성과다. 조선대 첨단산학캠퍼스는 첨단 부품소재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대학이 보유한 각종 교육시설과 교정측정실, 교육용 생산장비, 가공장비실 등을 이 곳에 집적해 놓고 우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기초의학·생명공학 산업화 쉽게 가능▼
의료·생물산업기반 최고!


녹십자가 2009년 완공한 전남 화순의 백신 전용 생산시설.
녹십자가 2009년 완공한 전남 화순의 백신 전용 생산시설.
광주와 인접한 전남 화순과 장성에는 생물의약산업단지, 바이오클러스터 등 기초의학과 생명공학을 산업화 할 수 있는 의료 생물산업 기반 시설이 조성돼 있다.

화순군은 지난해 11월 백신산업특구 지정을 계기로 화순일반산업단지와 화순 전남대병원 일원에 세계 최고의 생산성을 보유한 면역백신 개발 존을 구축할 방침이다. ‘바이오 클러스터’와 ‘메디컬 클러스터’는 화순 백신산업특구의 양대 축이다. 화순이 백신산업 메카로 떠오른 것은 2007년. 사업비 251억 원이 투입된 ‘전남생물의약연구원’이 들어선 데 이어 국내 최대 백신제조회사인 ㈜녹십자와 ㈜R&D 바이오랩 ㈜바이오 FD&C 등 생물산업 관련 벤처기업들의 속속 입주했다. 대표주자인 ㈜녹십자는 2005년 독감백신 원료생산 민간사업자로 선정된 이래 화순의약산단에서 2008년 10월부터 독감백신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남대병원 암센터 임상백신연구개발사업단은 사업비 234억원을 들여 항암과 식품면역 백신 등을 연구하고 있다.

전남도가 4년간 추진해온 분자생물 및 용생태 분야의 세계적 연구소인 독일 프라운호퍼 분자생물연구소 화순 유치도 국가사업으로 확정돼 화순 백신산업 활성화에 탄력을 받게 됐다. 프라운호퍼 분자생물 한국연구소 유치는 2007년 6월 전남도와 프라운호퍼연구소간 양해각서 교환을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전남도와 화순군은 2015년까지 총 372억 원을 투입해 연구동 및 실험장비 등을 갖춰 생물의약과 백신산업 메카로 육성할 계획이다. 김동현 전남도 경제산업국장은 “화순군을 중심으로 생물의약 기업의 기술개발 기획에서 상용화 단계까지 종합적인 기술지원 체계를 구축해 중점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 화순 생물의약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기 위한 인프라 확충과 R&D 수행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성군은 세계적 수준의 심혈관 연구를 위해 남면 삼태리 나노기술산업단지에 국립심혈관센터 건립 부지를 확보했다. 국립심혈관센터를 유치하면 총 3500억 원을 투입해 16만5000m²(약 5만 평) 부지에 건물면적 2만5000m²(약 7575평) 규모로 1000병상과 연구 및 산학협력관 등을 갖출 계획이다. 장성군은 국립심혈관센터가 미래성장 동력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3월 개원한 나노바이오연구센터는 전남지역 특산 자원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개발하는 친환경 나노바이오산업 클러스터 핵심 기관이다. 전남지역 생물산업 고도화에 필수기술인 초미세 나노 가공에 초점을 맞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화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곳에는 국내 최초의 나노융합 의료부품소재 창업보육센터가 들어서 있다. 센터는 신산업을 창출하고 기업들의 고부가가치 업종으로 전환을 유도하기 위해 초임계유체 추출장비를 주력장비로 구축했다. 센터 측은 인근에 광주과학기술원, 한국광기술원, 전자부품연구원, 나노장비공정집적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광주센터가 있어 연계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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