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왕’ 손홍식씨 600번째 주삿바늘 꽂아…“헌혈은 특권”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15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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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허락하는 한 만 69세가 되는 2020년까지 헌혈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국내 최다 헌혈 기록을 가진 손홍식 씨(61·사진)가 15일 600번째 헌혈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 15분경 광주 북구 용봉동 헌혈의 집 전남대 센터에서 자신의 팔뚝에 600번째 헌혈 주삿바늘을 꽂았다.

이건연 대한적십자사광주·전남혈액원 홍보담당은 "손 씨는 대한적십자 전산기록상 국내 최다 헌혈자"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 번에 500cc를 헌혈한 것으로 미루어 총 30만cc정도의 피를 뽑은 셈이다. 몸무게 60㎏의 성인 몸속에 있는 피를 5000cc로 계산했을 때 60명의 몸속에 있는 혈액량과 맞먹는 것.

손 씨는 1984년 5월 29일 헌혈을 시작해 10년 동안은 두 달에 한번씩 헌혈을 했다. 이후 1994년부터 2주에 한번씩 규칙적으로 헌혈을 해 '헌혈왕' 기록을 세우게 됐다. 그는 "첫 헌혈 전에는 막연히 주삿바늘을 꼽는 것을 싫어했던 것 같다"며 "이젠 헌혈은 내 건강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그

는 1994년과 2002년에 신장 한쪽과 간 절반을 생면부지의 환자들에게 기증하기도 했다. 헌혈은 원칙적으로 65세까지만 할 수 있다. 예외적으로 60~65세까지 헌혈 경험이 있을 경우 만 69세까지 헌혈이 가능하다.

손 씨는 "30대 중반에 첫 헌혈을 시작했지만 횟수가 쌓일수록 새로 시작하는 기분이 든다"며 "앞으로 남은 8년 동안 2주에 한번 꼴로 헌혈을 하게 되면 모두 830번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혈액은 대체물질이 없는 만큼 귀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헌혈이 필요하다"며 "헌혈이 희생, 봉사라는 의미보다 내 자신의 건강을 챙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계청에서 근무하다 2005년 퇴직한 손 씨는 현재 노인 심리상담, 요양보호, 공인중개사 등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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