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지자체, 가을중매 팔걷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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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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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각-노처녀 결혼시키기 등 서울시-구청 미팅 주선 잇따라

서울 동작구청이 주최한 직장인 남녀 단체미팅 프로그램 ‘행복한 인연 찾기’ 현장. 사진 제공 서울 동작구청
서울 동작구청이 주최한 직장인 남녀 단체미팅 프로그램 ‘행복한 인연 찾기’ 현장. 사진 제공 서울 동작구청
“이 노래는 사랑하는 내 아내에게 바치는 곡이었습니다. 오늘 여러분을 위해 부르겠습니다.” 15일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 건물 내 연회장. 80명의 선남선녀가 모인 이 곳에 문충실 동작구청장이 나타났다. 환호를 받은 문 구청장은 마이크를 잡고 나훈아의 ‘사랑’을 불렀다.

노래방 반주기도 없었지만 문 구청장은 80명 앞에서 노래를 불렀다. 이곳은 동작구가 마련한 선남선녀 미팅 프로그램 ‘행복한 인연 찾기’ 현장이다. 동작구 내 28개 기업에 다니는 미혼 직장인 80명(남자 40, 여자 40명)이 한자리에 모여 게임을 하고 노래도 부르는 것이 주 내용. 하이라이트는 행사 마지막 ‘사랑의 작대기’를 통해 커플을 맺는 것이다. 동작구에서 남녀 미팅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사랑의 작대기를 통해 맺어진 커플은 11쌍. 이것도 모자라 커플 맺기에 실패한 남성 참가자 3명이 “저와 만나주세요!”라며 돌발적으로 공개 구혼을 벌이기도 했다. 행사를 통해 즉석에서 14쌍이 탄생한 셈이다.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이 ‘사랑의 큐피드’를 자처하고 나섰다. 관내 구민, 시민들을 대상으로 미팅 주선 프로그램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것. 동작구 가정복지과 정우식 팀장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 결혼 기피 현상을 없애보고자 각 지자체에서 미팅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은 사람을 모으는 것부터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미혼 남녀 40명을 뽑아 단체 미팅 프로그램 ‘하이서울 청춘남녀 번개팅’을 열었다. 동대문구와 강북구는 조인트 미팅 프로그램 ‘동대문구♥강북구 싱글 앤드 싱글 만남’을 다음 달 4일 하겠다고 밝혔다. 인원 선발도 동대문구(남자 13, 여자 17명) 강북구(남자 17, 여자 13명) 등 각각 엇갈리게 했다. 동작구는 내년에 노총각 노처녀를 대상으로 한 ‘장가-시집 보내기’ 프로그램도 계획 중이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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