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살해 경찰, 자살기도 뇌사상태

동아일보 입력 2010-09-21 03:00수정 2010-09-21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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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 화장실서 2차례 시도… 관리소홀 논란이혼한 전처 주민등록 말소 드러나 행방 추적 아내를 토막 살해한 뒤 유기한 경찰 간부가 경찰서에서 자살을 기도해 뇌사상태에 빠졌다. 20일 광주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아내 A 씨(43)를 살해한 혐의(살인) 등으로 조사를 받던 같은 경찰서 모 지구대 소속 김모 경위(57)가 이날 오후 4시경 경찰서 1층 유치장 화장실에서 화장지를 집어삼켜 호흡 곤란으로 혼수상태에 빠져 C대학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경위는 이날 오후 9시 현재 뇌사상태다. C대학 병원 관계자는 “김 경위가 의식이 없고 심장이 불안정하게 뛰고 있다”며 “3, 4일 정도 중환자실에서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김 경위는 19일 오후 11시경 경찰서 1층 형사과 입구 화장실에서 같은 방법으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피의자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두 차례 자살시도는 범행 자백과 A 씨 시체 발견 등 결정적인 단서가 나온 뒤 이뤄졌다.

경찰은 이날 김 경위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김 경위가 뇌사상태에 빠지자 영장 신청을 잠정 보류했다. 김 경위는 16일 오전 2시 반경 광주 서구 금호동 자신의 집에서 A 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같은 날 오후 1시경부터 15시간 동안 A 씨의 시체를 거실에서 토막 낸 뒤 검은색 가방 2개와 비닐봉투 1개에 담아 광주 서구 모 저수지에 버린 혐의도 있다.

▶본보 20일자 A12면 참조 경관이 아내 살해 뒤 시체 토막내 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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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김 경위가 이달 1일 자신의 집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가 녹화되지 않도록 기능을 조작한 것을 확인했다. 또 거실에 붙어 있던 달력의 9월 17일 공란에 ‘아내가 가출했다’고 기록하는 등 달력에 거짓 내용을 메모해둔 것으로 밝혀냈다. 이어 김 경위가 막내 딸(9)에게 실종 신고 당일인 17일 ‘엄마를 본 적이 없다’고 허위 진술토록 하고 ‘자신은 억울하다’는 내용을 담은 범행 은폐용 유서까지 경찰서 출두 직전에 작성하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시체 유기 장소를 처음에는 전남 진도나 신안지역 다리 밑이라고 말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진술로 경찰 수사에 혼선을 줬다.

경찰은 이날 김 경위의 집 인근 저수지에서 A 씨의 시체가 든 검은색 가방 두 개와 비닐봉투를 찾았으나 열 손가락 끝부분은 발견하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경위가 8월경 협의이혼 신청을 한 이후부터 완전 범행을 계획했으나 모든 것이 들통 나자 자살을 시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김 경위의 전처 B 씨의 주민등록이 1994년 7월 말소된 것을 확인하고 행방을 찾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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