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제복, 자랑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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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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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교회, 소방-경찰관 유자녀 등 20명에 MIU 장학금 1000만원

서울 성북구 삼선동 본교회가 기부한 돈으로 마련한 ‘MIU’ 장학금 전달식이 20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순직하거나 부상한 경찰 및 소방관의 자녀들이 장학금을 받은 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김경제 기자
서울 성북구 삼선동 본교회가 기부한 돈으로 마련한 ‘MIU’ 장학금 전달식이 20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렸다. 순직하거나 부상한 경찰 및 소방관의 자녀들이 장학금을 받은 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앞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김경제 기자
“하늘에 계신 아빠가 지금쯤 정말 좋아하고 계실 것 같아요.”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도서관 강당에서는 ‘특별한’ 장학금 전달식이 열렸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들에게 주는 장학금 전달식이 아니었다. 이날 모인 학생들은 모두 순직하거나 부상당한 소방관 경찰관 등 제복의 대원들(Men In Uniform·MIU)의 자녀들이었다. 20명의 MIU 자녀들은 이날 서울 성북구 삼선동 본교회에서 기부한 1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받았다.

이번 행사는 동아일보가 올 4월 7일부터 28일까지 ‘MIU-제복이 존경받는 사회’ 기획기사를 보도한 것을 계기로 마련됐다. 당시 본보 기사에 공감한 본교회 신도들은 헌금으로 1000만 원을 모아 4월 22일 동아일보에 전달했다. 본보는 이 돈을 사단법인 경찰소방공상자후원연합회에 전달해 순직하거나 부상당한 소방관과 경찰관 자녀들이 장학금을 받게 된 것이다. 이날 장학금 전달식은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의원, 김소남 의원이 공동 대회장을 맡은 ‘들무새 백일장 결선대회’ 행사의 일환으로 열렸다.

2007년 과로로 쓰러진 후 뇌사 상태에 빠진 박제성 소방장의 아들 박근양 군(15)은 이날 씩씩하게 장학금 증서를 받았다. 박 군은 “많은 사람이 나라를 위해 일하다 다친 아빠를 지금도 잊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더 열심히 공부해 기회를 준 분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박 군 외에도 2008년 불법 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 중국 선원들의 공격을 받고 바다에 빠져 순직한 박경조 경위의 자녀와 2004년 강도 용의자를 잡다가 머리를 다쳐 식물인간이 된 수원 중부경찰서 장용석 경장의 자녀들도 이날 장학금을 받았다.

고 박 경위 부인 이선자 씨(47)는 “순직한 남편과 함께 근무하던 사람들을 볼 때마다 항상 마음이 아프다”며 “이번 행사처럼 많은 분이 조금씩 빈자리를 채워줘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학금을 기탁한 본교회의 이주일 목사는 “교회가 낸 작은 정성이 20명의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쓰여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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