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토종 ‘빅마트’ 대기업 벽 못넘고 법정관리 신청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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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지역 토종마트인 빅마트가 대기업 계열 할인점들의 벽을 넘지 못하고 15년 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빅마트는 최근 광주지법 회생 파산전담재판부인 민사10부(재판장 선재성)에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를 신청했다. 빅마트는 앞서 2007년 3월 광주 전남북 지역 16개 점포 가운데 13개 점포 등을 800억여 원에 넘겨 사실상 대기업 계열 할인점에 백기를 들었다.

빅마트는 1995년 5월 광주 남구 주월동 1500평의 미니할인점으로 시작해 ‘BIG’을 부각시킨 큰 글자 간판으로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다. 2005년에는 2000억 원에 육박하는 연 매출로 지역 시장점유율(30% 선) 1위 자리를 굳혔다. 부산 대구 등지의 토착유통업체가 줄줄이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빅마트는 오히려 점포 수를 늘려 1997년 매출액 1000억 원을 넘었고 2000년 이후 경상이익 20억 원 이상의 안정세를 지켰다. 빅마트의 약진은 ‘지역밀착형 경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새 점포를 낼 때마다 전 직원이 함께 뛰는 ‘전방위 배치’ 전략으로 주민들에게 접근했고 할인점의 주력인 생식품류를 90% 이상 가까운 농어촌에서 구매해 신선제품 경쟁력을 갖추면서 생산자까지 만족시켰다. 전국 최초로 쇼핑봉투 보증금제를 실시하고 무등산공유화사업에 앞장서는 등 지역 환경운동에도 꾸준한 관심을 보였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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