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법복 입어보고 경매법정 체험… 너무 신나요”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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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선혜학교 지체장애학생 100명 법원 나들이

25일 오전 11시경 전남 순천시 왕지동 광주지법 순천지원 3층 법정. 순천 선혜학교 전공과 지체장애학생 50명과 정우정 공보판사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전공과는 일반 대학에 해당되는 장애학생들의 교육단계다. 장애학생들은 정 판사에게 평소 궁금했던 법원 업무나 재판에 대해 계속 물었다. 또 판사들이 입는 법복 차림으로 법정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같은 시간 선혜학교 중고등부 지체장애학생 50명은 순천지원 1층 경매법정에서 견학을 했다. 조정훈 선혜학교 교무부장(50)은 “대부분 학생들이 법정에 와보는 것이 처음이라 너무 진지했다”며 “견학 행사가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법원 견학을 마친 장애학생 100명과 교사 20여 명은 이날 오후 순천시내 극장으로 가 영화를 관람했다. 순천지원은 장애학생과 교사들을 위해 극장 상영관 한 곳을 통째로 빌렸다. 장애학생들이 자유롭게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순천지원은 신속한 민사재판이 가능하도록 업무용 프로그램도 만들어 전국 법원에 보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법원 직원들이 재판 절차나 증인, 증거서류 제출, 감정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정경현 순천지원장이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소송 당사자들에게 신속한 재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 지원장은 “법정 견학 행사가 몸이 아픈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과 감동을 준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며 “업무용 프로그램은 법원 업무는 물론 소송 당사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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