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급엔 3000만원까지 준다기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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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된 서울교육청 前국장에게 돈 건넨 교장

전 서울시교육청 교육정책국장이자 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자이던 목모 씨(63)가 교감들로부터 승진을 대가로 뇌물을 받은 혐의로 13일 구속된 가운데 그에게 1000만 원을 건넨 한 현직 교장이 “국장급에게는 보통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씩 준다기에 돈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목 전 국장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 때문에 체포돼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조사를 받은 서울 강남의 중학교 교장 A 씨는 14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목 전 국장 부인과는 오랜 친구 사이로 대가성 있는 돈은 아니었으며 교장 된 것도 발령장을 받고 나서야 알았다”면서도 “보통 국장급이면 (인사하는 데) 1000만 원에서 3000만 원씩 한다고들 하기에 돈을 건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교장들이 조사를 받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금액을 다들 줄여서 말한다는데 나는 청탁이 아니었기에 사실대로 진술했다”면서 “주변에서는 ‘왜 잡아떼지 그랬느냐’ ‘금액을 줄이지 그랬느냐’고 하더라”고 덧붙였다.

검찰에 따르면 목 전 국장은 2009년 3월경 아내에게서 A 교장이 교장 승진 대상자라는 말을 전해 들은 뒤 중등교원 인사 업무를 담당하던 장모 전 장학관(59·구속기소)에게 이 교장의 전보 발령에 신경을 써달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A 교장이 아내에게 1000만 원을 맡기고 가자 이 돈을 받은 혐의다. 목 전 국장은 이처럼 “좋은 학교의 교장을 시켜준다”는 명목으로 A 교장을 포함한 당시 교감 5명으로부터 총 6회에 걸쳐 현금 2000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5명은 모두 현재 중학교 교장으로 재직 중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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