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야∼” 엄마의 외침 뒤로한 채 한줌 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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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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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 때문에 네가 하늘나라 간 게 아니야… 다 못난 어른들 잘못이야”■ 故이유리양 빗속 영결식운구 차량 본 모교 후배들창가서 손 흔들며 배웅인터넷서도 추모의 물결

“나쁜 어른 없는 곳으로…”  9일 오전 영결식장인 부산 사상구 부산전문장례식장에서 운구된 이유리 양의
관이 부산시립 영락공원 화장장에 도착하자 이 양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화장한 이 양의 유골은 오후
3시경 부산 기장군 철마면 실로암 공원묘지 납골당에 안치됐다. 부산=최재호 기자
“나쁜 어른 없는 곳으로…” 9일 오전 영결식장인 부산 사상구 부산전문장례식장에서 운구된 이유리 양의 관이 부산시립 영락공원 화장장에 도착하자 이 양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유족들이 오열하고 있다. 화장한 이 양의 유골은 오후 3시경 부산 기장군 철마면 실로암 공원묘지 납골당에 안치됐다. 부산=최재호 기자
9일 비가 내리는 가운데 부산 사상구 감전동 부산전문장례식장에서 실종 11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이유리 양(13)의 영결식이 열렸다. 피의자 김길태 씨(33)를 검거하기 위해 갑호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오전 9시에 시작된 기독교 장례예배에는 유리의 가족과 친척, 유리의 영면을 바라는 일부 시민 등 30여 명만 참석했다. 예배를 집전한 덕포동 주안교회 박정규 목사는 “열세 살 꽃다운 나이에 꺾이고만 이 양이 눈물도 슬픔도 없는 곳에서 안식했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30분 뒤 발인이 시작되자 아버지 이모 씨(39)가 “불쌍한 내 딸, 중학교에도 들어가지 못했는데…”라며 딸의 영정을 껴안으며 통곡했다. 그는 “모두 다 어른들의 잘못이야. 한 사람 때문에 유리가 하늘나라에 간 게 아니야”라며 허공에다 외쳤다. 또 “빨리 범인이 잡혀야 한다. 다시는 유리 같은 어린아이에게 이런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 어머니 홍모 씨(38)도 딸을 보내지 않으려고 유리 양의 관을 쓰다듬으며 연방 딸의 이름을 불러댔다. 홍 씨는 가족들의 부축을 받고서야 운구차에 오를 수 있었다.

운구차는 이 양이 졸업한 사상초등학교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다.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친구들과의 추억이 서린 곳이다. 유리 양의 후배들이 일일이 나와 운동장에서 배웅하지는 못했지만 학교 건물 4층 교실에서 아이들은 손을 흔들며 유리를 떠나보냈다. 초등학교에서 운구행렬을 지켜보던 일부 시민은 격앙된 목소리로 “빨리 범인을 붙잡아라”라고 소리쳤다.

운구차는 오전 11시 55분 시신을 화장하기 위해 부산시립화장장인 영락공원에 도착했다. 유리 양이 잠든 관이 화장장으로 서서히 들어가자 홍 씨는 “유리야! 우리 유리 어떡해”라고 울부짖었다. 화장한 이 양의 유골은 오후 3시경 부산 기장군 철마면 실로암공원묘지 납골당에 안장됐다.

인터넷에서도 이 양에 대한 추모가 이어졌다. 한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부산 여중생 실종, 고 이유리 양 편히 쉬길…’이라는 추모서명 사이트가 개설됐고 ‘성폭행범을 탓하기 전에 대한민국 법부터 바꾸라’는 내용의 성폭력 관련법 개정 청원운동도 벌어지고 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동영상 = 故 이유리양 영결식…오열하는 유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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