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위기의 대학 “변해야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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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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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감소-통폐합 압박 ‘2중고’

경북 경주에서 열린 영남대 교수 전체연수회에서 이효수 총장(앞 테이블 왼쪽)과 교수들이 대학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영남대
경북 경주에서 열린 영남대 교수 전체연수회에서 이효수 총장(앞 테이블 왼쪽)과 교수들이 대학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 영남대
‘2015년경부터 신입생 감소가 가속화하면 대학의 품질경쟁력에 따라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신학기를 앞두고 지역 대학들이 ‘신발 끈 조이기’에 나섰다.

○ 영남대, 전임교원 첫 전체 연수회

영남대는 최근 경북 경주시의 한 호텔에서 전임교원 5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수회를 열었다. 전체 전임교원이 참여하는 연수회로는 개교 이후 처음이었다.

이효수 총장은 “우리가 왜 오늘 이 자리에 모였는가라는 주제로 교수들이 변화를 주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총장은 ‘이중 위기’를 강조했다. 내부 위기는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안일한 태도를, 외부 위기는 가속화할 신입생 감소와 대졸 실업, 대학 양극화 심화, 국립대 통폐합과 법인화 등을 꼽았다. 그는 “지금 대학이 처해 있는 현실은 이전의 상황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구성원들이 한마음으로 과감하게 변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임원이 참석해 일류기업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도 어떤 위기의식에서 미래를 대비하는지를 소개했다.

○ 대구대, 총장직속 학생행복지원단 설치

대구대 홍덕률 총장은 지난해 11월 취임과 함께 단과대 교수들과 학생회를 중심으로 학교 발전을 위한 ‘소통 강행군’을 하고 있다. 대학 차원의 비전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호응하지 않으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총장 직속으로 학생행복지원단을 설치해 학생들의 사소한 불편이나 개선안도 놓치지 않고 대학 운영에 반영한다는 취지다. 대구대는 넓은 캠퍼스를 활용해 신재생에너지 집적단지를 비롯해 재활의료단지 등을 조성하는 한편 경북 영천시에 조성될 경마공원과 연계해 대구도시철도 1호선의 연장에 총력을 기울일 구상이다. 홍 총장은 “교직원과 학생들이 학교 발전을 위해 건의한 수백 가지 사안을 면밀히 검토해 신속하게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경일대, 교수 연봉제강화-평가 공개

올해부터 입학정원을 470명 증원한 경일대의 움직임도 눈에 띈다. 지난해 전문기관에 의뢰한 학교 운영 컨설팅을 토대로 3월부터 ‘경일대 비전전략실’을 설치한다. 전문가를 영입해 개교 50년(2013년)을 향한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한다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교직원 연봉제를 강화해 현재 연간 500만 원가량인 연봉 격차가 수천만 원까지 생기도록 할 계획이다. 교수들의 강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개설된 1300여 과목의 평가결과를 최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정현태 부총장은 “연봉제를 강화하고 수업결과를 공개하는 데 대해 내부적으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최고의 기준은 우수한 학생을 배출하느냐”라며 “학생들이 외면하면 대학의 기반이 없어진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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