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를 읽고]고혜원/여성고용-출산율 상승 한번에 해결하기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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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정부 부처와 공동으로 벌인 ‘아이와 함께 출근해요’ 기획은 저출산과 낮은 여성 고용률의 주요 원인이 보육의 어려움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시의 적절한 특집이다. 특히 보육 문제에 대한 기업과 사회의 관심과 여성 고용의 중요성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기획으로 판단된다.

나는 직장보육시설의 확대와 더불어 좀 더 다양한 정책수단을 보육 수요자 입장에서 조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개진하고자 한다. 여성 고용과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적 조치가 계속 나왔으나 왜 국내 여성의 출산율은 낮은지, 노동력 부족에 대비하여 여성 경제활동이 늘어나야 함에도 불구하고 왜 여성 고용률은 지속적으로 낮은지에 대한 원인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국내 여성 근로자의 60% 이상이 30인 미만 사업장에서 근무하며,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무하는 경우도 25%에 이른다. 정부의 직장보육시설 지원이 아무리 확대된다고 한들 자체 보육시설을 갖추지 못할 소규모 사업장의 여성 근로자는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일깨워 준다. 따라서 소수를 위한 직장보육 지원이나 여성 근로자가 많은 사업장 인근의 공동보육시설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여성 고용률이 높으면서도 출산율이 높은 선진국은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통한 혜택(in-work benefits)을 늘리는 정책을 펼쳐 성과를 높였다. 일하는 여성에게 우선권을 주는 보육시설을 제공하고 보육비용에 대한 조세 혜택을 강화했다. 특히, 보육서비스 선택(시설 및 가정 보육 등)에 따라 상이한 보육 관련 보조금을 설계하여 선택권도 확대하고 있다.

다양한 보육서비스 제공을 통해 확충될 가정 보육의 확대는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 도움을 주어 여성 고용률을 제고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아이를 돌보는 직종에 종사하는 이는 대부분 여성이므로 가정 보육의 확대를 통해 여성의 보육 관련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일이 가능하다. 시간제 아이 돌보미 사업과 가정 보육 교사 사업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중이다. 정부에서 이런 사업에 좀 더 관심을 가진다면 가정 보육의 질이 제고되어 보육 수요자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가정 보육 관련 여성의 일자리 또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여성 고용의 확대와 출산율의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면 동아일보 기획에서 제안한 대로 직장보육시설을 확대하면서 보육 관련 보조금을 지원하거나 보육비용에 조세 혜택을 주는 등 다양성 정책을 병행해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고혜원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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