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검사 서열2위 이옥 부장검사 검찰 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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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2월 17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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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옥 부장검사. 동아일보 자료사진
이옥 부장검사. 동아일보 자료사진
국내 여성 검사의 간판 격인 이옥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46·사법시험 31회)이 최근 개인 사정으로 사표를 낸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이 부장검사는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40대 후반에 접어들면서 인생의 새로운 터닝포인트(전환점)를 갖고 싶었다"며 "공교롭게 집안에 일도 있고 해서 사표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다음 달 5일자로 퇴직하는 이 부장검사는 짧게 휴식을 가진 뒤 변호사로 새출발할 계획이다. 후임 형사7부장으로는 주미대사관 법무협력관을 지낸 정상환 부장검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를 졸업한 이 부장검사는 사법연수원 21기 검사 중 유일한 여성으로, 지난해 초 서울중앙지검에 부장검사로 부임했다. 현직 여성 검사 중 서열 2위인 그는 검찰에 계속 근무했다면 유력한 여성 검사장 후보 가운데 한 명이었다.

이 부장검사는 2003년 3월 노무현 정부 출범 초기 서울중앙지검 평검사회의를 주도하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조사부 수석검사였던 그는 노 전 대통령의 검찰 개혁을 추진했던 강금실 법무부 장관에 맞서 "법무부의 개혁안은 밀실인사의 결과"라며 정면 대응했다.

이 부장검사는 '검사와의 대화' 때에는 "저희 검찰, 우리 검사들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제 대통령이 되셨으니까 정말 따뜻한 가슴으로 열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지 않나. 우리 검찰을 따뜻한 가슴으로 보듬어 안아달라"고 노 대통령에게 주문해 화제가 됐다.

현재 검찰의 부부장급 이상 여성 간부는 이 부장검사를 비롯해 모두 10명뿐이다. 여성 검사 선두주자인 최고참 조희진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차장검사(사법연수원 19기)를 비롯해 김진숙 사법연수원 교수(22기), 이영주 대검 형사2과장(22기) 등 부장검사가 8명, 황은영 수원지검 성남지청 검사(26기) 등 부부장급 검사 2명 등이다. 최근 들어서는 신임 여성 검사수가 급증해 이달 임관한 신임 검사 97명 중에 여성은 절반이 훌쩍 넘는 54명에 달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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