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균 지검장, PD수첩 와신상담?

  • Array
  • 입력 2010년 2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광우병’ 오역의혹 제기 책, 설 앞두고 직원에 선물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53·사법시험 24회·사진)이 설 연휴를 앞두고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책 두 권을 선물했다. MBC PD수첩 ‘광우병 편’의 번역 과정에 참여한 뒤 오역 의혹을 제기했던 정지민 씨가 쓴 ‘주-나는 사실을 존중한다’와 역사소설가 신봉승 씨가 쓴 ‘조선도 몰랐던 조선’이다.

12일 서울중앙지검에 따르면 노 지검장은 최근 두 책을 각각 240여 권씩 구입해 검사와 사무관급 이상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노 지검장은 최근 지인의 추천을 받아 이 책들을 읽어본 뒤 직접 고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책의 내용은 서로 다르지만 정 씨의 책은 ‘객관적 사실’, 신 씨의 책은 ‘역사적 사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정 씨의 책은 PD수첩과 관계된 사건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하며 주제별로 자신의 관점에 따라 분석과 해설을 담았다. PD수첩의 방송 스크립트와 당시 언론보도 내용을 비판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MBC ‘조선왕조 500년’의 극본을 쓰고 역사소설을 여러 권 출간한 신 씨의 책에서도 조선왕조 개국비화, 10만 양병설의 진실 등 그동안 조선시대의 정치나 생활상 중에서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소개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수사도 진실을 파헤치는 작업인데 역사학도가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과정을 살펴보고 교훈을 얻으라는 의미에서 노 지검장이 이 책들을 고른 것으로 안다”며 “한학은 물론이고 역사에 관심이 많은 노 지검장이 당부하는 특별한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1심에서 PD수첩 제작진에게 무죄 선고가 내려지자 노 지검장이 검사들을 독려하기 위해 이 책을 고른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