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군대 체험장 입소를 命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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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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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에 체험장 문열어
2박3일 병영생활 ‘맛보기’

“충성! 신고합니다. 훈련병 ○○○는 2010년 ○월 ○일부로 ‘군대 미리 알기 체험장’ 입소를 명(命) 받았습니다. 이에 신고합니다.”

충북 보은군 회인면 고석리 한 폐교에 자리 잡은 ‘군대 미리 알기 체험장(PMIC)’. 이곳은 군(軍) 입대를 앞둔 예비 장병들이 병영생활을 미리 체험해 군에 대한 사전정보를 얻고 두려움을 없애기 위한 일종의 ‘군대학원’. 26일 오후 1시 첫 훈련생을 받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다.

32년간 군에 몸담았다가 전역한 박동호 예비역 중령(53)이 만든 이 체험장은 군대 ‘맛보기’로 잘 알려진 해병대 캠프나 특전사 캠프처럼 극기훈련 위주가 아닌 실제 군대에서 하는 훈련을 3일간 압축해 가르치는 것이 특징.

폐교를 개조해 만든 체험장은 내무실과 배식 체험을 할 수 있는 식당, 강당, 화장실 등 실제 군대와 비슷한 시설로 채워졌다. 박 원장과 후배 예비역 소령 2명이 교관으로 모든 일정을 진행한다. 원생들은 입소 첫날 입영부터 전역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을 듣고 주특기, 보직교육, 점호법 등 군에서 필요한 내용들을 배운다.

또 군생활의 위기를 극복하는 법, 인생계획서 작성, 구보 및 체조 등 각종 훈련법 등을 체험한다. 마지막 날에는 소감문 작성과 퇴소식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대다수 프로그램은 육체적인 훈련보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찾는 쪽으로 채워졌다. 젊은 청년들이 입대 후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충동적인 자살까지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했던 박 원장은 심리적인 자신감이 더 중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둘째 날에는 ‘죽음 체험’도 진행된다. 2m 정도 길이의 관 속에 수의와 비슷한 옷을 입고 들어간 뒤 입소 첫날 저녁 때 작성한 유서를 소리 내어 읽는 것. 박 원장은 “죽음을 미리 체험해 보면 절대로 군대에서 자살할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또 “군대가 막연히 시간을 빼앗는 곳이 아니라 공동체 정신을 배우고 자신의 장래도 미리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곳이라는 것을 알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2박 3일 코스에 수강료는 15만 원이다. 043-543-8266

보은=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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