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공장 폐열로 오이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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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잉여에너지 비닐하우스 지원
난방비 70% 절감… 여수-광양권 산업체들 큰 관심

고유가 시대를 맞아 공장에서 생기는 폐열 등 잉여에너지를 재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전남 곡성군 입면 금호타이어 곡성공장 주변에 있는 시설하우스 6농가는 겨울 추위와 고유가 한파 속에서도 난방비 걱정 없이 오이, 열대과일 파파야, 국화, 관상용 고무나무 등을 2ha(6000평)에서 재배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공장 연통을 통해 배출되는 섭씨 150도 이상의 폐열, 폐가스로 데운 물로 비닐하우스 난방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폐열을 쓰는 하우스 난방은 일반 하우스 난방보다 비용이 60∼70% 적게 든다. 농가 가운데 2곳은 공장이 쉬거나 한파가 기승을 부릴 때를 대비해 온수보일러를 함께 가동하고 있다. 공장 폐열과 온수보일러를 함께 쓰면 난방비가 90% 정도 절감된다.

농민 진교성 씨(45·곡성군 입면 송전리)는 “오이 하우스 6600m²(약 2000평)를 보일러로 난방하면 하룻밤에 기름이 400L 들지만 공장 폐열과 온수보일러를 함께 쓰다 보니 기름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국가산업단지나 광양제철소 등 전남 동부지역 산업체는 전국 에너지의 16%를 소비해 공장 잉여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크다. 여수시는 공장 폐열로 수소연료전지 등을 만드는 사업을 고려하고 있다. 여수시 관계자는 “기업들도 비용절감이나 저탄소 녹색정책 등을 고려해 공장 잉여에너지를 최대한 재활용하고 있다”며 “공장 폐열을 활용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수지역 시민단체는 여수국가산업단지 공장에서 생기는 잉여에너지를 농가 하우스나 아파트 난방에 사용하는 것을 3년째 모색하고 있다. 공장 폐열 등을 지역민들에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400억 원 안팎의 배관 설치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김대희 여수YMCA 정책국장은 “공장 잉여에너지를 지역사회에 공급하면 주택에서 도시가스나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양을 크게 줄일 수 있다”며 “이 같은 탄소감축 방안을 시행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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