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내성 신종플루 국내 첫 발생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1일 03시 00분


5세 남아 첫 투약 완치안돼
용량 높여 다시 복용후 퇴원

신종 인플루엔자A(H1N1)를 치료하는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인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생했다. 신종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5세 남자 아이의 몸에서 타미플루 내성 균주를 발견했다고 30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인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총 75명이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타미플루 내성을 보인 아이는 10월 29일 열이 나고, 기침과 콧물이 심하게 나와 의료기관을 찾았다. 이날 신종 플루 확진을 받고 11월 2일까지 30mg짜리 타미플루를 투여 받았다.

일반적으로 1일 2회씩 아침저녁으로 타미플루를 복용하면 완치가 되는데 이 아이는 투약이 끝난 5일에도 열이 심하고 호흡이 가빠졌다. 의료기관에서 다시 신종 플루 확진검사를 한 결과 완치되지 않았다는 진단이 나왔고 11월 5∼9일 용량을 늘려 60mg짜리 타미플루를 복용했다. 이 아이는 13일 완치돼 퇴원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타미플루에 내성을 보이는 경우에도 흡입형 항바이러스제인 릴렌자는 잘 듣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릴렌자의 경우 6세 이하 아이들에게는 허가가 나지 않아 어린아이에게는 쓸 수 없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타미플루에 내성이 있는 환자의 경우 정맥에 주사 형태로 놓는 ‘페라미비르’도 쓰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페라미비르도 잘 듣지 않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권 과장은 “이번 5세 아이의 경우 주치의의 판단 아래 타미플루 용량을 어른처럼 늘리는 방법으로 완치했다”며 “환자가 어릴 경우 부모와 의료진이 아이의 상태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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