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간큰 30대 과장님’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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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삿돈 57억 빼돌려 해외여행-외제차 구입

S기업 재무팀의 권모 과장(34)은 유난히 휴가원을 자주 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로스앤젤레스, 유럽 등 호화 관광지를 2년 동안 35차례나 다녀왔다. 씀씀이도 헤펐다. 한 번 여행할 때마다 200만∼300만 원을 썼고 30대 초반에 5400만 원이나 하는 독일제 승용차를 몰았다. 알고 보니 그는 회삿돈을 빼돌리고 있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회)는 회사 재무팀에 근무하면서 2007년 3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회사자금 57억709만 원을 자신 명의의 예금계좌로 빼돌린 권 과장을 횡령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권 과장의 수법은 대담했다. 2007년 말까지 회사에서 현금으로 지출할 비용을 과다 계상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빼돌리던 권 씨는 2008년부터는 아예 회사의 외환 매입자금 관리를 맡아 매수하지 않은 외환을 매수한 것처럼 가장해 300만∼1900만 원에 이르는 적립 보증금을 매일 인출해갔다. 이렇게 계속 돈이 필요했던 이유는 주식 투자 때문이었다. 2007년부터 선물·옵션거래에 투자를 시작한 권 과장은 계속 손실을 보며 빚이 늘어가자 그 채무를 갚기 위해 또 회삿돈을 끌어왔다. 그는 2년 만에 52억 원을 날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미지 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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