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명예시민 예우 소홀한 울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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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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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남구 신정동 공업탑(높이 25m)은 북한 출신의 조각가 박칠성 씨(80)가 설계했다. 충남 청양군 칠갑산 자락에 살고 있는 그는 최근 박맹우 울산시장으로부터 명예울산시민증을 받았다. 탑이 건립된 지 40년이 흘러 때늦은 감은 있지만 그나마 예우를 한 것은 다행이다.

울산시가 그동안 명예시민증을 준 외지인은 141명. 이 가운데 공업탑 설계자 박 씨와 같은 민간인도 있지만 울산에서 일정기간 근무하다 떠난 공직자가 더 많다. 올해 명예시민증을 받은 20명 가운데 15명이 법원장과 검사장 해양경찰서장, 우체국장, 역장, 부시장 등이었다. 이들 공직자도 울산 발전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울산의 상징’인 공업탑을 설계한 박 씨가 수십 년 만에 명예시민증을 받은 것처럼 행여 울산 발전에 기여를 하고도 제대로 예우를 받지 못한 인사는 없을까.

울산이 ‘한국 최고 부자 광역시’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기억해야 할 일들은 숱하게 많았다. 1962년 경남 울산시 승격을 시작으로 울산공단 조성(1960, 70년대)과 울산광역시 승격(1997년), 경부고속철도(KTX) 울산역 유치(2003년), 국립대학법인 울산과학기술대 개교(2009년)가 그렇다. 이처럼 울산 발전의 초석을 다진 구비마다 울산을 밀어주고, 울산 편에 섰던 사람들은 당시 기록만 확인하면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들을 찾아내 명예시민증 한 장 달랑 전달하라는 주문이 아니다. 광역시 승격 기념일이나 울산시민의 날 등에 이들을 가족과 함께 초청한다면 어떨까. 울산에서 하룻밤 묵게 하고 시티투어와 박물관 관람, 특산물 대접 등으로 예우를 해주면 진짜 시민보다 더 울산을 사랑하는 명예시민이 되지 않을까.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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