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보다 보육인프라 확충… 종합보육시설 5곳 건립 맞벌이 위한 ‘0세반’ 운영… 출산율 2020년 2.1명 목표
‘0.82, 0.88, 0.95, 0.97….’ 성적 백분율이 아니다. 최근 4년간 서울 서초구의 합계출산율(한 여성이 평생 낳는 자녀 수)이다. 지난해 서초구는 합계출산율이 1명도 채 안 되는 0.97명으로 전국 평균 출산율(1.19명)은 물론이고 서울 평균(1.01명)에도 못 미쳤다. 결혼한 후에도 활발한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맘’이나 결혼을 포기한 채 일에 몰두하는 ‘골드미스’ 등이 다른 자치구보다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초구는 출산지원금 확대 및 양육환경 추가 조성 등을 담은 저출산 특별대책 ‘아이누리 프로젝트’를 20일 발표했다. 2015년 1.5명, 2020년 2.1명까지 출산율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 “낳기만 하세요, 구청이 키워요”
이번 대책의 가장 큰 특징은 출산장려금처럼 단편적이고 일시적인 금전 지원을 넘어 출산 및 보육 인프라를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 1000만 원을 지원받더라도 아이 하나를 낳고 기르는 데 턱없이 부족한 현실을 반영해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내놓은 대책이다.
우선 2014년까지 보육시설과 놀이체험장, 공연장 등 영·유아 전용 시설을 두루 갖춘 대규모 종합보육시설 5곳이 생긴다. 남부터미널과 롯데칠성 용지, 서초덮개공원 조성 예정지, 가야병원, 서울고 복합학습관에 들어설 이 시설은 2세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교육 및 의료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동별로는 학교 시설 혹은 사용하지 않는 동 주민센터 안에 영·유아 보육시설을 만든다. 신축 이전으로 용도가 사라지는 서초1동 주민센터와 새로 짓는 반포4동 주민센터에 내년 보육센터가 들어서고 2011년 건립될 신반포중학교 복합화시설에도 보육시설이 생긴다. 이와 함께 출산휴가를 갓 마친 직장맘이 마음 편히 출근할 수 있도록 보육시설에는 ‘0세반’이 확대된다. 야근도 부담스럽지 않다. 오후 10시까지 운영하는 ‘시간 연장 보육시설’도 서초와 방배, 반포, 양재 등 권역별로 3곳씩 총 12곳이 추가로 문을 열기 때문이다. 0세반과 시간 연장 보육시설 운영비는 구에서 지원한다.
○ “지원금은 덤으로 드려요”
그렇다고 지원금이 빠지면 섭섭하다. 서초구는 출산장려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둘째 아이를 낳는 주민에겐 50만 원, 셋째를 낳으면 100만 원, 넷째 아이부터는 500만 원씩 각각 지원하기로 했다. 그간 첫째 10만 원, 둘째 50만 원, 셋째 이상 100만 원씩 지원해 온 장려금 규모를 대폭 늘린 것. 지원 대상은 신생아 출산일을 기준으로 서초구에 주민등록을 둔 거주자다. 관련 조례 개정을 거쳐 지원금은 내년 상반기(1∼6월)부터 지급할 예정이다.
예비 엄마 아빠에 대한 지원책도 마련됐다. 불임부부에게 불임시술비를 지원한다. 현재 불임시술비는 국가에서 1회당 150만 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150만 원은 개인이 부담하고 있다. 앞으로 서초구민은 본인 부담금까지도 구 예산으로 지원받는다. 정관 및 난관 복원 수술비도 최고 10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1세 이하 영아는 B형간염과 소아마비 등 필수예방접종 4종을 무료로 맞을 수 있다. 현재 예방접종 비용은 국가에서 지원해 주는 30%를 제외한 나머지는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가정마다 아이 1명당 15만 원 정도 들던 만만찮은 접종 비용도 아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수 예방접종 비용 지원은 첫째부터 막내까지 모든 자녀가 골고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셋째 이후 자녀는 신생아 출생신고 시 질병·상해보험에 가입해 주고 5년간 매월 1만 원씩 보험료도 지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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