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도봉경찰서에 따르면 초등 2학년 김모 군(8)은 12일 오후 5시반경 여동생(5), 친구들과 함께 동네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다. 그런데 골목을 전전하던 노숙자 함모 씨(45)가 아이들을 향해 어슬렁거리며 다가왔다.
함 씨는 아이들을 물끄러미 둘러보더니 유난히 귀엽게 생긴 김 군의 여동생에게 건빵 봉지를 내밀며 접근했다는 것. "이름이 뭐니? 참 예쁘구나"라며 함 씨는 김 군 여동생의 엉덩이 등을 만지며 추행하기 시작했다.
그는 2002년 7월에도 5세 여아를 성추행해 처벌받은 아동 성범죄 전과자였다. 함 씨의 갑작스런 행동에 놀이터에 있던 아이들은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동생이 추행당하는 장면을 목격한 김 군도 순간 겁이 덜컥 났지만 친구들에 비해서도 체격이 왜소한 편이라 달리 대항할 방법이 없었다. 애만 태우던 김 군이 때마침 생각해 낸 것은 학교에서 배워온 성폭력 예방 교육.
`무조건 주위 어른들이나 부모님께 도움을 요청하라'.
김 군은 본능적으로 함 씨의 눈을 피해 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를 찾았다. 혼자 다가가 대들면 동생에게 더 큰 일이 벌어질까 걱정해 어머니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청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다.
김 군은 전화기에 대고 "어떤 아저씨가 동생한테 나쁜 짓을 한다"며 급하게 상황을 설명했다. 전화를 받은 어머니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고 놀이터로 달려 나왔고 함 씨는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된 뒤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체로 그런 상황에서 아이들은 무서워 도망가거나 반대로 무작정 달려들다 화를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김 군은 침착하게 집에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는 등 대처를 잘 했다"고 칭찬했다.
인터넷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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