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구민회관에 구의원 개인사무실이 웬 말”

  • 입력 2009년 9월 17일 02시 52분


코멘트
강남구민들, 증축공사 반발
구의회 “의정활동 위해 필요”

서울 강남구의회가 때 아닌 의회 건물 증축 문제로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민회관 4∼6층에 입주해 있는 강남구의회는 지난해 4월 구의원의 개인 사무공간이 부족하다며 건물에 1개 층을 증축해 줄 것을 강남구에 요구했다. 증축한 1개 층을 구의원 21명의 개인 사무실을 비롯해 회의실과 자료실 등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강남구는 올해 7월 착공을 목표로 예산 18억2100만 원을 집행하기로 했으나 주민들의 반발에 부닥쳐 공사는 설계 단계에서 지연되고 있다.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는 구민을 위한 공간인 구민회관에 구의원들의 개인 사무실이 들어서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 현재 구민회관에는 강당을 제외하고는 지역 청소년들을 위한 체육시설이나 도서관도 없는 실정인데, 구의원들을 위한 휴게실(198m²)과 체력단련실(73m²) 등이 들어설 명분이 없다는 것이 주민들의 시각이다. 또 구의원들은 지역을 돌아다니는 기초의원들이기 때문에 의회에 상주하지 않는데도 개인 사무실을 일일이 만드는 것은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송파구나 강서구 등을 제외하고는 서울 대부분의 구의회는 별도의 의원 개인 공간을 두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강남구의회 관계자는 “강남구는 다른 구에 비해 예산이 월등히 많다 보니 심의해야 할 내용이나 추진해야 할 사업이 많다”며 “한 달에 한 번씩 돌아오는 회기나 평소 안건 자료 검토를 위해서라도 의원 개인 사무실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강남구의회와 주민들은 올해 4월과 5월 두 번에 걸쳐 조정회의를 열었으나 여전히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강남구의회 측은 “최대한 주민들을 납득시켜 문제가 해결되는 대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