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탈퇴해 아낀 노조 회비로 휴양소 짓는다

  • 입력 2009년 8월 21일 02시 58분


현대重28억으로 부지 매입… 경주에 67만㎡ 2011년 완공

“노조 휴양소는 노동자의 풍요로운 미래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우리 모두가 꿈꿔왔던 숙원사업입니다.”

20일 오전 11시 현대중공업 대조립공장 교육장. 노조 대의원과 간부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대중공업 노조의 휴양소 건립을 위한 마스터플랜 설명회에서 오종쇄 노조 위원장은 “휴양소는 현중 노조가 지향하는 ‘선진, 복지노조 정책’의 일환”이라며 “앞으로도 노조의 모든 정책은 조합원 복지를 최우선으로 두겠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리며 강경 노동운동을 주도했던 현중 노조의 모습은 이날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설명회에 이어 본격 추진되는 노조 휴양소는 ‘온건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지향해온 현중 노조가 2004년 9월 민주노총 탈퇴 이후 조합원 복지를 위해 준비해온 야심작이다.

노조는 이때부터 민주노총에 내는 연간 5억8000만 원의 납부금을 적립해 지난해 5월 28억 원으로 휴양소 건립 용지를 사들였다. 울산과 접해 있는 경북 경주시 산내면 대현리 산211 일원 67만8000여 m²(20만5000여 평)다.

노조는 이곳에 총 600억 원을 들여 조합원과 퇴직자, 협력업체 근로자, 지역 주민 등을 위한 수목원을 갖춘 종합휴양소를 연차적으로 건립할 계획이다. 500여 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과 강의실, 식당 운동경기장 수영장 노래방 산책코스 등이 갖춰진다. 노조는 11월까지 서울에 본사를 둔 ㈜간삼파트너스에 맡겨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뒤 올해 말 기공식을 하고 2011년 12월까지 주요 시설을 완공할 계획이다.

현중 노조는 2004년 9월 사내 비정규직 근로자 분신사태에 대해 민주노총이 ‘반(反)노동자적인 태도를 취했다’며 제명하자 재심을 청구하지 않는 방법으로 탈퇴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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