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발표-문답… “종결된 건 이 정도로 마무리하자”

  • 입력 2009년 6월 13일 02시 59분


12일 오후 3시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수사 결과 발표 분위기는 내내 무거웠다.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은 대검 기자실에서 간단히 발표문을 읽었고 질의응답은 별도로 홍만표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의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과거 대형비리 사건 수사발표 때 수사팀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대검 청사 15층의 널찍한 회의실에서 활발한 질의응답이 이뤄지던 것과는 달랐다.

이 중수부장의 발표 때 배석한 중수부 과장 3명의 표정은 어두웠고 질의응답은 10분을 겨우 넘겼다. 대검 수뇌부는 며칠 전부터 누가 수사 결과를 발표할지를 놓고도 저울질을 많이 했다고 한다. 누구도 말을 꺼내진 않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임채진 전 검찰총장의 사퇴로 사실상 수사가 좌초됐기 때문이다. 다음은 홍 수사기획관과의 일문일답.

―노 전 대통령 수사 결과에 대해 ‘역사적 진실’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무슨 뜻인가.

“그냥 문구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

―수사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밝힌 것이 많은데 이유가 있나.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 언론에서 제기한 문제점들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노 전 대통령 수사기록도 다른 사건처럼 5년이 지나면 폐기하나.

“일괄적으로 폐기하는 것은 아니고 중요 사건인 경우 영구 보존하기도 한다.”

―청와대 통화기록이 보존됐는지 확인한 것을 보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에게서 직접) 전화를 받았다는 것을 확인하려던 건가.

“노 전 대통령 수사에 관해서라면 더는 질문하지 말고 이 정도에서 마무리하자. 그 부분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했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더 조사할 필요 없었나.

“세무조사와 관련해서는 진술조서를 통해 많이 들었다. 그것과 관련해서는 더 조사할 필요 없다,”

―박 전 회장은 관련 공판에 계속 증인으로 나갈 수 있나.

“그렇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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