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인하대 후문에 ‘문화의 거리’ 9월 조성

  • 입력 2009년 5월 19일 06시 26분


매주 금∼일요일 ‘차없는 거리’ 지정

길거리 연주회-전시회 등 수시 개최

인하대 후문과 연결되는 인천 남구 용현동 뒷골목 풍경이 9월경 완전히 바뀐다. 건물 사이에 늘어선 전선이 사라지고 형형색색의 간판도 말끔하게 교체된다. 또 매주 금∼일요일엔 ‘차 없는 거리’로 지정돼 길거리 연주회와 전시회가 수시로 펼쳐지게 된다.

남구는 18일 이 같은 인하대 주변 경관 형성 사업을 위한 상세 계획안을 확정했다. 먼저 인하대 후문 길 건너편 왕복 2차로가 ‘차 없는 거리’로 바뀐다. 남북 118.5m, 동서 223.5m의 십자로가 새롭게 포장돼 매주 금요일 오후 6시∼토요일 오전 5시, 토요일 오전 11시∼월요일 오전 5시에 차량 통행이 금지된다.

이 십자로의 차도와 인도에는 화강석과 동판을 깔게 된다. 십자로 중앙의 교차지대에는 태양광 조명에 퍼걸러를 씌운 간이 야외무대를 설치해 차가 다니지 않는 시간에 공연이나 집회 등을 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9월 거리 개통을 맞아 인하대 등 인천지역 4개 대학의 문화예술 동아리를 중심으로 거리 연주회를 시작한다. 또 인근 인천시민연극센터, 학산소극장과 연계된 문화예술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동서남북 거리 중간에는 쌈지광장과 화분 벤치가 마련된다. 이곳에서 서울 대학로와 같은 거리 전시회가 꾸준히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다.

십자로에는 인천의 역사를 상징하는 조형물과 동판도 설치된다. 인하공전 캠퍼스에 있는 국내 수준 원점이 이곳에도 설치된다. 수준 원점은 국내 국토 높이의 기준점으로, 26.687m다. 이 수준 원점은 1914∼16년 인천 앞바다 평균 해수면 측정치를 기준으로 삼아 1963년 인하공전 내에 만들어졌다. 이 수준 원점의 복사판이 인하대 뒷골목에 생겨나는 셈이다. 남구 박만희 건설교통국장은 “국내 측량의 기본점이 대학 교정에 있기 때문에 측량사들이 원점 측정을 하는 데 불편이 컸는데, 앞으로 십자로 수준 원점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로 길바닥에는 이 수준 원점을 시작으로 태백선 추전역, 소백산 천문대 등 국내 5개 지역의 측량 기준점 안내 동판이 깔린다.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대륙별 평균 해발고도를 알리는 동판도 원형으로 새겨진다.

동서로 길바닥에는 경인전철의 역사를 알리는 ‘스토리텔링’ 상징 동판과 석판을 설치하기로 했다. 한쪽 길바닥에서는 1899년 국내 1호 철도로 개통된 경인철도 9개 역사의 이름과 연혁을 새긴 동판을 볼 수 있다. 9개 역은 제물포역∼축현역∼우각리역∼부평역∼소사역∼오류역∼노량진역∼용산역∼경성역. 현재 29개 역사를 보유한 경인전철 노선도는 반대편 길바닥에 석판으로 만들어진다.

이와 함께 인하대 정문 760m, 후문 450m 주변의 담장을 철거하고 꽃길을 조성하게 된다. 또 난잡한 간판을 모두 산뜻한 간판으로 통일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후문 쪽의 전선류는 모두 지하로 매설할 예정. 9월 이전에 이들 사업이 모두 완료된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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