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남 전의원, JMS 변호인 명단에 올라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5월 6일 17시 23분



"성폭행 범을 변호하다니…" Vs. "자동으로 이름이 올라갔을 뿐"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신기남 전 의원이 국제크리스천연합(JMS) 총재 정명석 씨의 대법원 상고심 변호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 누리꾼들은 한때 집권여당 대표까지 지낸 사람이 성폭행 범을 변호할 수 있느냐고 비난하는 반면, 신 전 의원 측은 잘못 알려진 측면이 많다고 항변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대법원은 여성 신도들을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정명석 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미 정 씨 재판은 조준웅 전 삼성 특검 등 화려한 변호인단으로 여러 차례 기사화 된 바 있다. 신 전 의원의 참여는 호화 변호인단의 대미를 장식한 셈이다.

3선인 신 전 의원은 통합민주당 후보로 18대 총선에서 서울 강서구 갑에 출마했다가 한나라당 구상찬 후보에게 낙선했다. 이후 그는 법무법인 '한서'의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다. 신 전 의원이 JMS 변호인단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난달 17일. 같은 법인 소속 이모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 씨의 변호인으로서 대법원에 선고 기일 변경을 요구하는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부 누리꾼들은 유행어가 돼 버린 '생계형 비리'에 빗대 "신 전 의원이 '생계형 변호'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 누리꾼은 "다시 정치하실 생각은 접었느냐"고 질타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그의 중량감으로 볼 때 법무법인에서의 위치는 짐작이 가는데 관례라는 구실로 도덕적 십자포화를 피해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또 '피해자'라는 ID를 쓴 누리꾼은 "자살을 시도했다가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죽지 않고 정신을 차린 사람이다. 통곡하는 젊은 피해자들의 찢어지는 가슴을 뒤로 하고 그런 사람을 변호하다니, 오해가 있으면 분명한 해명을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기남 전 의원 측은 "법무법인 대표로서 다른 변호사가 맡은 사건에 자동으로 이름이 올라갔을 뿐, 실제 변호 활동을 한 것도 아니고 금전적인 이득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신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던 법무법인 '한서'의 고모 국장은 "법무법인 '한서'는 보증금, 월세 분담이 별산제로 운영 중이며 소속 변호사들은 로펌의 고용 변호사와는 다르게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는 각자 본인 사건을 알아서 수임해 와서 사무실 유지비용과 분담금만 내면 나머지는 본인이 갖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번 사건은 부장검사 출신인 이 모 변호사가 수임했으며 독립적으로 활동했다. 신 전 의원은 실질적으로 구명활동을 벌이거나 재판부를 만나는 등 변호활동을 벌인 바가 없다. 사건을 수임하고 바로 확정판결이 나버렸기 때문에 신 전 의원도 나중에서야 알았다. 만약 신 전 의원에게 직접 변호 의뢰가 들어왔다면 맡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신 전 의원이 해명할 것도 사과할 것도 없다"며 "도의적인 책임을 지라고 하는데 한 게 없질 않느냐. 일각에선 '생계형 변론'이라고 하는데 틀린 말이다. 이득 본 건 하나도 없는데 지탄만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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