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반노 세력 대검청사 앞에서 몸싸움

  • 입력 2009년 5월 1일 02시 56분


앞에는 親盧… 뒤에는 反盧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한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뒤쪽 플래카드 뒤에 있는 사람들)과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앞쪽 풍선 든 사람들)이 각각 집회를 열고 있다. 양측은 상대방의 플래카드를 떼어 내려다 몸싸움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30대 남성 1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원대연 기자
앞에는 親盧… 뒤에는 反盧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석한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정문 앞에서 보수단체 회원들(뒤쪽 플래카드 뒤에 있는 사람들)과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앞쪽 풍선 든 사람들)이 각각 집회를 열고 있다. 양측은 상대방의 플래카드를 떼어 내려다 몸싸움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30대 남성 1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원대연 기자
盧 태운 버스향해 달걀 던져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3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 주변에는 ‘노 전 대통령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보수단체와 “소환 조사는 정치보복”이라며 검찰을 비난하는 친노 단체 간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보수국민연합, 국민행동본부 등 보수단체 회원 300여 명은 노 전 대통령이 검찰에 출두한 오후 1시 30분 이전부터 ‘노무현을 구속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청사 주변에서 시위를 펼쳤다. 이에 맞서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등 친노 단체 회원 450여 명은 노란 풍선과 노란 장미를 흔들며 노 전 대통령을 응원하는 등 오전부터 양측 간 신경전이 계속됐다.

오후 1시 19분 노 전 대통령을 태운 버스가 대검 정문을 통과하는 순간 보수단체 회원 중 일부는 날계란과 신발을 던져 버스의 지붕 부분과 창문을 맞혔다. 이때 버스 근처에 있던 친노 측 지지자들도 신발 등에 맞으면서 분위기가 과열됐다. 경찰은 12개 중대(700여 명)의 병력을 배치해 충돌을 막았지만 지지자들 간 몸싸움이 수차례 벌어졌다. 경찰은 이물질이 든 깡통을 던진 혐의로 30대 남성 1명을 연행하기도 했다.

이후 보수단체 측은 노 전 대통령 출석 1시간 이후 자진 해산했지만 노사모 회원 등 150여 명은 밤늦게까지 대검 주변에서 남아 집회를 계속했다.

오후 10시경 경찰은 대검 정문 건너편에 모여 있는 친노단체 회원들에게 야간옥외집회, 불법시위 등을 이유로 해산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친노단체 회원들은 불응했고 이 과정에서 노사모 회원 등 13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연행 사실을 듣고 현장을 찾은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정부를 규탄하거나 시위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 대통령의 귀갓길을 보자는 것인데 왜 연행하느냐”고 항의했다. 이후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 영화배우 명계남 씨 등 대표적인 친노 인사들이 현장에 합류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모습을 TV 등으로 지켜본 일반 시민은 수사 결과와 상관없이 전직 대통령이 비리 의혹으로 소환되는 상황 자체를 안타까워했다. 서울의 택시운전사 조덕환 씨(58)는 “일본인 승객조차 노 전 대통령 비리에 대해 묻더라”며 “잘못했다면 처벌 받는 게 당연하지만 국가적으로 봤을 때 손실이 더 큰 것 같아 착잡하다”고 밝혔다.

주부 피순화 씨(51)는 “깨끗하다는 것 하나로 대통령까지 했는데 배신감이 크다”며 “부인이 했다고 해도 어떻게 자기가 전혀 몰랐겠나. 공정한 수사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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