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숲-개울 벗삼아 공자와 맹자를 배우다

  • 입력 2008년 11월 7일 02시 58분


대구 계명대 한학촌, 한학 교육 명소 부상

“벗을 사귈 때는 공경하는 마음과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5일 오후 6시 맹자(孟子) 강좌가 열린 계명대 한학촌 계명서당.

강사인 남춘우(39·한문학 전공) 씨가 ‘벗을 사귀는 도리’에 관한 맹자의 가르침을 설명하기 시작하자 수강생 10명이 진지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계명한학촌이 그윽한 동양 고전을 가르치는 한학 교육의 명소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계명대 성서캠퍼스에 있는 이 한학촌은 소나무숲과 개울, 폭포 등과 조화를 이뤄 하루 평균 300여 명이 찾는 명소. 강학(講學) 공간인 계명서당과 계정헌(溪亭軒), 풍류놀이 공간인 익청정(益淸亭) 등으로 이뤄져 있다.

계명서당에는 논어, 주역, 명심보감 등 15개 한문학 강좌가 개설돼 있다.

주부와 회사원, 자영업자 등 연간 500여 명이 참여해 5년간 3000여 명이 강의를 들었다.

이곳에서 열리는 한학 강좌는 전통적인 ‘서당 수업’ 형태로 진행된다.

훈장이 경전을 설명한 뒤 학생들이 소리 내 읽는 성독(聲讀)이 이어진다.

논어 강좌를 수강하는 하승주(23·여·대학생) 씨는 “개울과 소나무가 펼쳐져 있는 전통가옥에서 고전을 소리 내 읽으며 배울 수 있어 정말 좋다”며 “양반다리 자세로 바닥에 앉아 오랫동안 책을 읽는 것도 이색적인 체험”이라고 말했다.

이곳에선 주말에 1박 2일 한옥체험, 호롱불 체험 프로그램도 열린다. 방학 때는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서당 체험 코스도 개설된다.

대구=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