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대령서 전기기사 변신 “땀이 즐거워”

  • 입력 2008년 10월 30일 03시 03분


육군 대령에서 전기기사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는 62세의 배성관 씨. 성남=이유종 기자
육군 대령에서 전기기사로 변신해 제2의 인생을 펼치고 있는 62세의 배성관 씨. 성남=이유종 기자
62세 배성관씨 새 인생

배성관(62) 씨는 지난달 4일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전기기사로 일하고 있다. 그의 업무는 공사에 필요한 전기를 끌어다 주는 것. 드릴, 절단기 등 대부분의 건설장비는 전기를 사용한다.

배 씨는 한국폴리텍대학 성남캠퍼스 시니어직업훈련과정에 등록해 3개월간 전기 과정을 마쳤다. 그의 원래 직업은 군인이었다.

1969년 3월 육군 소위로 임관해 2000년 1월 대령으로 예편할 때까지 군에서만 31년을 보냈다.

육사 25기 출신으로 한나라당 권경석 황진하 의원, 강창희 전 의원, 민주당 서종표 의원, 김종환 전 합참의장, 남재준 전 육군참모총장이 동기생이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은 1년 후배다. 육군에서는 대북 정보 분야를 맡아 국방부 한미연합사 육군본부 등을 거쳤다.

배 씨는 “제대한 뒤 시민단체 등에서도 일했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며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땀을 흘려서 돈을 버니까 떳떳하고 건강에도 좋다. 국가 경제에 기여한다고 생각하니 자부심마저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육사에서 이학사를 받아 재학 시절 전기 기초 분야를 배웠다. 당시 배운 미·적분 등 고등수학은 고급 전기 분야를 배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전기는 분야가 넓고 사용되는 폭도 다양해서 도전하기에 좋았다”며 “특히 건설 현장은 전기가 사용되는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선택했다”고 말했다.

배 씨는 전기 과정을 마친 뒤 지역신문 채용란을 보고 해당 업체에 전화를 걸어 일자리를 얻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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