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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0월 6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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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이라면 한번쯤 고민했을 법한 문제다. 자신의 취약과목이나 공부 방법에 따라 궁합이 잘 맞는 학원 수업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단과반과 종합반은 수업진행 방식, 강사, 수업 일수 등 많은 부분이 다르고 학원별로도 조금씩 차이가 있다.
경희대 한의학과 1학년 장현준(21) 씨와 연세대 경영학과 1학년 민영탄(20) 씨는 고교 시절 공부의 목적과 시기에 따라 단과반과 종합반을 선택적으로 활용해 효과를 톡톡히 봤다. 단과반과 종합반을 시행착오 없이 선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 현주소-반별 특성 바로 알아야 후회없는 선택
○ 자기 주도적 학생이라면 단과반
단과반과 종합반은 ‘학생이 얼마만큼의 선택권을 갖느냐’에서 큰 차이가 있다. 단과반은 자신이 원하는 강사의 과목, 수업 시간대를 마음대로 골라 들을 수 있다. 반면 종합반은 짜여진 시간표대로 주요 과목 강사들의 수업을 듣는 방식이다. 강사진도 이미 정해져 있고 반배정도 시험을 통해 일률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단과반에 비해 학생의 선택권이 없는 편이다.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 계획을 세워 공부할 때 더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는 학생이나 유독 취약한 한두 과목만 집중적으로 공부할 필요가 있는 학생이라면 단과반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단과반은 ‘영문법 3개월 완성’ ‘수I 실전문제풀이’ 식으로 특성화된 커리큘럼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선행학습을 원하는 학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단과반은 2, 3개월을 단위로 수업이 구성되며 보통 30∼40명의 학생이 함께 수업을 듣는다. ‘○○강사의 과탐특강’처럼 유명 강사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수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종합반보다 특색 있는 강사를 고를 수도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수학 단과반을 이용해 모의고사 점수를 50점대에서 20점 이상 향상시킨 장현준 씨는 “수업이 특화되어 있는 만큼 ‘수학 20점 올리기’와 같은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때 단과반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단과반은 일주일에 한 번(또는 두 번), 두 시간씩 진행되고 많은 범위를 단기간에 압축적으로 배우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기초학습이 되어 있지 않은 학생이라면 피하는 것이 좋다. 유명 강사의 수업은 70명에서 많게는 100여 명이 함께 수업을 듣기도 해 강사로부터 개별적인 도움을 받기는 힘들다.
강사 선택에도 유의해야 한다. 아무리 유명한 강사라도 자신의 학습 스타일에 맞지 않으면 학습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청강이나 해당 강사의 온라인 맛보기 강좌를 이용해 미리 수업을 들어보는 것이 좋다.
○ ‘내신+수능’ 동시에 잡는 종합반
종합반은 학교 진도와 비슷하게 수업이 이뤄지며 중간·기말고사 대비와 수능 준비를 동시에 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시험을 통해 반 배정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준별 맞춤 수업을 들을 수 있다.
담임제로 운영이 되어 한 달에 두 번 이상 개별적으로 학습방법에 대한 지도나 입시 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스스로 학습 계획을 세우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지도와 관심이 있을 때 학습 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학생이라면 종합반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비슷한 실력을 가진 학생과 경쟁하며 공부할 때 효과가 높게 나타나는 학생에게도 효과적이다. 처음 고교과정을 접하는 예비 고등학생이나 고등학교 1학년생이라면 내신과 수능의 차이를 파악하고 각각의 학습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종합반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종합반을 선택해 전 영역 모의고사 점수를 10점 이상 끌어올린 민영탄 씨는 “종합반은 중간·기말고사에 나오는 지엽적인 문제와 수능에 출제되는 통합형 문제를 알기 쉽게 비교해주고 각각의 공부법을 제시해 준다”며 “어느 한쪽에 치우침 없이 모두 관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종합반은 수능 마무리를 원하는 고등학교 3학년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수능이 3∼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 개념 총 정리 및 기출문제 풀이 중심으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수능 마무리용으로 활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업은 주 3∼5회, 하루 5, 6시간 진행되며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주요과목 수업을 모두 들을 수 있다. 한 반 정원은 50명 안팎이다.
하지만 강사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강사에 따라 학습 효과가 크게 차이 나는 학생에겐 불리할 수 있다. 분위기에 휩쓸리기 쉬운 학생이라면 특히 학원과 반 선택에 유의해야 한다.
민 씨는 “장시간 학원에서 공부하기 때문에 학원에 오고 가는 것 자체에서 심리적 안도감을 느끼고 금세 해이해 지는 학생이 적지 않다”며 “주기적으로 자신의 실력을 체크하고 상황에 맞게 수업을 바꿔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최상위권을 위한 단과·종합반’에 주목하자
일부 학원에서는 ‘소수그룹 단과’를 진행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유명 강사에게 그룹과외를 받는 방식이다. 성적이 비슷한 학생 5∼20명이 함께 공부하며 수업 커리큘럼도 직접 정할 수 있어 높은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상위권 학생만을 위한 ‘종합반 학원’도 있다. 단과반은 운영하지 않고 선발고사를 통해 어느 정도 선행학습이 되어 있는 학생만 뽑는다. 학기 중엔 내신 중심의 수업을 진행하지만 방학 땐 수능 대비를 위한 주요과목 선행학습이 진행된다. 최상위권 1, 2학년 학생은 논술도 정규 수업으로 듣는다.
이혜진 기자 leehj0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