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LEET의 A to Z]추리논증 기출문제

  • 입력 2008년 7월 21일 02시 51분


다음달 24일로 다가온 법학적성시험(LEET)에서는 언어적인 능력과 논리적 사고 능력을 요구한다. 오늘은 추리논증 영역 중 논증 영역 문제를 몇 개 풀어보도록 하자. 아래는 6일 동아일보사가 주최하고 PLS가 주관한 제2회 LEET 전국 모의고사에서 논증 부분 일부 문제와 해설을 발췌한 것이다.

9. 이 글에서 선생님은 철수가 저지른 어떤 오류를 보고 웃으셨다. 철수의 오류는 선생님이 사용하신 말에서 기인하는데, 아래의 보기 중에서 그와 비슷한 오류를 보여주는 것은 어느 것인가?

『서류 정리를 하시느라 선생님은 정신이 없으셨다. 청소를 마치고 검사를 받으러 온 철수에게 선생님은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영희와 경희의 동생을 데리고 오라”고 부탁하셨다. 철수는 선생님의 말씀대로 운동장에 나가서 찾았지만 경희의 동생인 명희만 있을 뿐 영희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명희만 데리고 들어와서는 영희를 찾을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 그러자 철수를 보고 선생님은 껄껄 웃으셨다.』

① “저 사람이 너의 숭배자라고? 참 웃긴다. 너를 숭배하는 사람이 다 있다니.”

② “체벌이 교육적으로 옳지 않다는 명수의 생각은 틀렸어. 그는 변태성욕자거든.”

③ “대통령이 일을 잘 한다면 경제는 안정될 거야. 근데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는 아주 안정되어 있잖아. 그러니 대통령의 직무 능력을 문제 삼으면 안 되는 거야.”

④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에 대한 프랑스인들의 반대는 받아들일 수 없다. 왜냐하면 그 나라에서도 푸아그라라는 야만적인 음식 문화가 아직도 받아들여지고 있을 뿐 아니라 유럽 다른 나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전통 문화라고 말하며 유지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⑤ “샛별마을은 경수네 집에서 북쪽으로 2킬로미터를 가면 나온다. 샛별마을에서 달빛마을을 지나 별빛마을에 이르는 자전거 도로는 직선인데다 오르막 경사도 없어서 하이킹을 하기엔 제격이다. 경수네 집은 달빛마을에서 약 2킬로미터 서쪽에 있다. 별빛마을은 달빛마을의 북동쪽에 있다. 그러니 경수네 집은 별빛마을보다는 달빛마을에 더 가까워.”

정답 ①

○ 출제의도

다양한 논증의 유형에서 오류를 찾아내는 능력을 평가한다.

○ 해설

철수가 저지른 실수는 ‘애매어의 오류’라 불리는 실수이다. ‘영희와 경희의 동생’은 두 가지로 해석 가능한데, 하나는 영희와 경희 공동의 동생인 명희를 말하는 것일 수 있으며, 다른 하나는 영희 동생 한 명과 경희의 동생 한 명, 이렇게 두 명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

제시된 문맥 속에서 철수가 영희, 경희, 명희의 가족관계를 알지 못한다면 두 가지 모두 가능한 해석이다. ①도 애매어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으며, 애매어는 ‘너의 숭배자’이다. 첫 번째 해석은 ‘너를 숭배하는 사람’이며, 다른 해석은 ‘네가 숭배하는 사람’이다. ②는 사람에 의한 오류, 또는 인신공격의 오류를 보여준다. ③은 조건절의 후건을 긍정함으로써 전건을 긍정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④는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라면 안 된다는 식의 피장파장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⑤는 비정합성의 오류를 보여준다. 즉 전제들을 모두 참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11. 다음 글의 주장을 논박할 수 있는 진술들을 <보기>에서 모두 고른 것은?

『잘생긴 남자에게는 여자 친구를 소개해 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소개를 해주지 않아도 많은 여자들이 그와 친해지려고 노력할 것이기 때문이다. 못생긴 남자에게는 여자 친구를 소개해줘도 아무 소용이 없다. 소개해줘도 성사될 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남자들은 잘생기거나 못생겼다. 따라서 남자에게 여자친구를 소개할 필요가 없다.』

<보기>

ㄱ. 대부분의 남자들은 잘생기지도 못생기지도 않았다.

ㄴ. 잘생긴 남자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여자들이 섣불리 접근하지 못한다.

ㄷ. 못생긴 남자일지라도 성격이 좋고 능력이 훌륭한 사람이라면,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

ㄹ. 외모에 대한 판단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잘생겼다거나 못생겼다고 단언할 수 없다.

ㅁ. 남자와 여자의 만남은 소개를 통해 성사되는 것이 확률상 높다.』

① ㄱ ② ㄱ, ㄴ ③ ㄱ, ㄴ, ㄷ

④ ㄱ, ㄴ, ㄷ, ㄹ ⑤ ㄱ, ㄴ, ㄷ, ㄹ, ㅁ

정답 ③

○ 출제의도

딜레마의 해소방안 찾기 능력을 평가한다.

○ 해설

위 글은 두 조건명제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해도 동일한 결론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 논증을 보여준다. 이와 같은 딜레마 논증을 반박하는 방법에는 ‘뿔 사이로 피하기’, ‘뿔 꺾기’, ‘반대 딜레마로 되받기’가 있는데, 위 글의 논증은 ‘뿔 사이로 피하기’와 ‘뿔 꺾기’가 가장 효과적이다. 따라서 ㄱ은 딜레마 논증의 선언 명제가 거짓임을 밝히는 ‘뿔 사이로 피하기’(모든 남자를 잘생김과 못생김이라는 두 부류만으로 판가름할 수 없음)이며, ㄴ과 ㄷ은 모두 조건명제가 거짓임을 드러내는 ‘뿔꺾기’(잘생겼다고 언제나 여성과의 만남이 성사되는 것은 아니며, 못생겼다고 만남이 성사되지 말란 법은 없다)를 사용한 것이다. 한편 ㄹ과 ㅁ은 논증에 대한 합리적 비판이라고 볼 수 없다.

14. 다음 글의 추론 형식과 가장 유사한 것은?

『우리는 현대 세계의 불평등한 진화에 대한 질문을 다음과 같이 고쳐 물을 수 있다. 어째서 지난 1만3000년 동안 인류의 발전은 각 대륙에 따라 그렇게 다른 속도로 진행되었는가? 이 속도의 차이가 역사의 가장 커다란 패턴이자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역사의 가장 큰 문제이면서 동시에 이 글의 주제를 이루고 있다.

잘 알다시피 유라시아인들, 특히 유럽인들과 동아시아인들이 지구촌 곳곳으로 퍼져 나가 부와 권력에서 오늘날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프리카인들은 지금 유럽의 식민지배를 벗어나긴 했지만 부와 권력에서는 여전히 뒤처져 있다.

또 오스트레일리아, 남북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들은 이제 더이상 자기 땅의 주인이 아닐뿐더러 유럽의 식민지 지배자들에게 죽임을 당하거나 복속당하거나 심지어 절멸당했다. 어째서 역사는 반대 방향이 아니라 바로 그 방향으로 흘러온 것일까?

이 거대한 질문에 대한 가장 직접적인 손쉬운 대답은, 유럽의 해외 팽창이 시작되던 1500년 무렵, 각 대륙 사람들 사이에 기술 수준과 정치조직에서 이미 상당히 큰 차이가 있었으며, 생명을 위협하는 전염병의 분포에 있어서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답이라기보다는 대답을 유보한 것이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또 다른 질문을 불러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세계는 어떻게 1500년 무렵의 그런 모습으로 진화한 것일까?” 역사의 가장 큰 패턴, 즉 각 대륙의 인간 사회들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내가 보기엔 각 대륙의 환경의 차이 탓이지 그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물학적 차이 탓으로 돌릴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길들이기에 적합한 야생 동식물 종들이 주변에 얼마나 충분히 있었는지, 그 종들이 부적당한 기후와 맞닥뜨리지 않고 얼마나 쉽게 퍼져 나갈 수 있었는지가 농업과 목축이 등장하는 속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것은 대륙에 따른 인구 증가와 인구 밀집, 잉여 식량의 발생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것은 전염병과 문자, 기술, 정치조직의 발달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① 자연수는 무한해. 만일 그렇지 않다면 가장 큰 자연수가 있을 텐데, 그럼 가장 큰 그 수에 1을 더하면 어떻게 되겠어? 그럼 가장 큰 수보다 더 큰 수가 될 거 아냐? 그건 말도 안 돼. 그러니 자연수는 무한한 게 맞아.

② 오리너구리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 생물학자들은 그 기이한 동물을 어떻게 분류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만일 오리너구리가 새끼에게 젖을 먹인다면 포유류로 분류해야 한다. 그런데 오리너구리는 정말로 새끼에게 젖을 먹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생물학자들은 오리너구리를 포유류로 분류하기로 하였다.

③ 만일 아버지가 진정한 자유주의자라면 인간의 행복을 가장 중요시할 거야. 아버지가 인간의 행복을 중요시한다면 행복을 얻기 위한 이성간의 만남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으실 거야. 만일 그걸 깨닫게 되신다면 우리의 결혼을 반대하시진 않겠지. 그러니 아버지가 진정한 자유주의자라면 우리의 결혼을 반대하시진 않을 거야.

④ 폭력에 오히려 더 큰 폭력으로 대응하는 것은 성냥을 집어넣어 불을 끄려고 하는 것과 같다. 불을 붙이는 성냥을 불에다 집어넣으면 불은 더 활활 타오른다. 불을 끄려면 재를 덮거나 물을 끼얹어야 한다. 처음에 불을 붙게 만드는 것과는 다른 어떤 것이 필요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더 큰 폭력을 가지고 폭력에 대응한다면 폭력을 멈출 수 없는 것이다. 폭력을 멈추려면 그러한 상황을 만드는 다른 제반 요인을 찾아내어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⑤ 어제 119 구급차에 신경마비와 호흡곤란 증세를 보인 근로자 6명이 병원으로 실려 왔습니다. 4명은 의식이 돌아왔지만 2명은 간질 증세와 발작 증세를 일으키며 아직 의식불명 상태입니다. 모두 같은 식당에서 점심으로 곰국을 먹었으며 반찬으로 나온 파전을 나눠 먹었습니다. 이에 앞서 어제 오후에도 몸의 산도가 갑자기 높아져 경련을 일으키는 이른바 대사성 산증 증세를 보인 근로자 5명이 병원으로 후송됐습니다. 어제와 오늘 발생한 11명의 환자 모두 이 인근의 식당에서 음식물을 먹고 쓰러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정답 ③

○ 출제의도

긴 제시문에서 논증의 구조를 파악하고 전제와 결론의 지지관계를 이해하는지를 평가한다.

○ 해설

이 논변은 다음과 같이 재구성된다.

전제1. 과거 대륙별로 동식물의 분포와 기후의 차이가 있었다.

전제2. 길들이기 쉬운 야생 동식물의 분포, 그리고 그 종들이 주변으로 확산되기에 적당한 기후를 지녔는지가 농업과 목축의 등장과 발달에 기여했다.

전제3. 농업과 목축업의 발달은 인구 증가와 밀집, 잉여 식량을 낳았다.

전제4. 인구 증가와 밀집, 잉여 식량은 전염병의 확산과 면역력의 획득을 가져왔으며, 문자, 기술, 정치조직의 발달을 낳았다.

전제5. 대륙별 전염병의 분포와 면역력의 수준, 그리고 기술 수준과 정치 조직의 차이가 현재의 대륙별 불평등한 발전을 가져왔다.

결론. 현재 대륙별로 불평등한 발전을 가져온 궁극적인 원인은 과거 대륙별 동식물 분포와 기후의 차이이다.

이 논증은 다음과 같이 형식화된다.

a, a→b, b→c, c→d, d→e, 그러므로 a→e

이와 유사한 논증은 보기에서 ③이다. 반면 ①은 결론을 부정하면 모순이 발생함을 보여줌으로써 결론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귀류법의 사례이며, ②는 전형적인 전건긍정식, ④는 유비추리, ⑤는 귀납추리의 한 형태인 일치법을 보여준다.

김명준 PLS 추리논증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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