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 또 쇠파이프 등장

  • 입력 2008년 7월 18일 00시 18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비롯한 시민단체 회원들이 17일 제헌절을 맞아 서울 도심 일대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밤늦도록 충돌을 빚었다. 일부 시위대는 전경 버스를 부수는가 하면 이를 취재하는 본사 기자의 멱살을 잡고 강압적으로 제지하는 등 폭력적 분위기도 연출됐다. 경찰은 물대포로 맞섰다.

시위대(주최측 2만5천여명, 경찰측 3500여명 추산)는 당초 서울 광장에서 집회를 열려고 했으나 경찰측이 수십대의 버스를 동원해 서울 광장을 에워싸고 출입을 통제하자 청계광장 일대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대는 오후 7시부터 쇠고기 재협상 및 정권퇴진을 요구했다. 또 ‘MBC를 살립시다’며 쇠고기 파동과 관련해 중징계를 받은 MBC를 옹호하기도 했다. 또 전날 YTN 사장에 구본홍씨가 선임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 측근을 방송사 사장에 임명해 방송언론을 장악하려 한다”고 주장했다.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과 통합민주당 김재윤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시위대는 “제헌절을 맞아 헌법에 나와있는 국민 주권을 행사하려 한다”며 정부에 쇠고기 재협상을 촉구했다.

시위대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독도 문제와 관련해 “정부가 쇠고기 협상에 이어 독도 문제 에 있어서도 굴욕적인 외교를 펼치고 있다”며 일본 대사관으로의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141개 중대 1만여명의 병력을 풀어 일본 대사관으로 통하는 주 차로 등 서울시내 주요 길목을 차단했다.

오후 9시 반 경 행진을 시작한 시위대는 종로를 거쳐 일본 대사관으로의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저지당했다. 그러자 흥분한 시위대는 쇠파이프와 몽둥이를 가지고 길을 가로막고 있던 전경 버스 4대의 유리창을 완파했다.

시위대는 이 과정에서 언론사들의 취재를 강력히 저지했다. 기자가 현장을 취재하려 하자 시위대원 10여명이 달려 들어 멱살과 팔을 잡고 끌고 간 뒤 동영상 촬영용 카메라를 뻬앗으려 했다. 이들은 카메라의 촬영 내용 공개를 요구한 뒤 기자가 촬영한 내용을 살펴보고 풀어줬다.

기자는 지난 5월말에도 시위대에 끌려가 주먹으로 머리와 뺨을 맞는 등 집단구타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었다.

오전 0시 경 까지 종로 일대에 흩어져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가 물러서지 않자 경찰은 색소를 섞은 물대포로 시위대를 저지했다.

시위대는 일본 대사관으로의 진입이 막히자 청와대쪽으로의 진출을 시도했다. 오전 3시가 지나자 시위대의 숫자는 점차 줄어 줄었다.

박태근 동아닷컴기자 ptk@donga.com


▲ 영상취재 :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 영상취재 : 김한준 객원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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