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만에 탈북 국군포로 한국온다

  • 입력 2008년 6월 25일 02시 58분


납북자가족모임 “제3국서 출국절차 협의중”

6·25전쟁 당시 전투 중 총상을 입고 북한으로 끌려갔던 국군포로가 55년 만에 탈북해 한국 입국을 앞두고 있다.

납북자가족모임 최성용 대표는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1951년 8월 17세의 나이에 입대해 참전했던 국군포로 김모(74) 씨가 14일 오후 10시 두만강을 건너 제3국에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날 김 씨의 탈북 과정 등을 찍은 동영상과 사진, 김 씨와 제3국에서 나눈 대화 녹음 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정부 당국자도 “김 씨를 한국에 데려오기 위해 해당국과 출국 절차를 협의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김씨는 1953년 7월 휴전 직전 중공군이 최후 공격을 했던 강원 금성지구 전투에서 적군의 총탄을 맞고 포로가 됐다.

김 씨는 납북 후 1954년 6월부터 40여 년 동안 평북 일대의 광산에서 일했고 1990년대 초 함북 지역으로 이주해 농사일을 해왔다. 북한에 부인과 1남 4녀를 두고 왔으며 한국에는 형제들이 살아 있다.

김 씨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현재 몸도 아프고 여러 가지로 불편하다”면서 “저를 한국에 빨리 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북한의 만행으로 소리 없이 죽어가는 납북자, 국군포로들을 위해 촛불을 밝혀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민간단체인 한국전쟁납북사건자료원(원장 이미일)은 이날 6·25전쟁 당시 북한에 끌려간 납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신석호 기자 kyle@donga.com


▲ 영상 취재 : 김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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