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폭력시위 프락치설 유포’ 내사 착수

  • 입력 2008년 6월 10일 03시 00분


영장신청 3명은 무직-일용직-저소득자영업자

국방부 “예비군복 차림 시위 참가 자제하길”

경찰은 ‘6·10 100만 촛불대행진’에 대비해 10일 오전 9시 전국에 갑호비상령을 발령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10일 열릴 촛불집회는 전국적으로 15만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집회가 될 것으로 보여 가장 높은 비상단계인 갑호비상령을 발령한다”고 9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찰은 비상상황이 끝날 때까지 가용 인력을 모두 동원할 체제를 갖추게 된다. 경찰의 모든 지휘관과 참모는 정해진 위치에서 근무해야 한다.

경찰은 10일 417개 중대 3만7000여 명의 전·의경을 전국 집회장 주변에 배치하기로 했다.


▲ 영상취재 : 정영준 동아닷컴 기자

경찰은 이날 집회에서 과격한 행동을 보이는 시위 참가자를 모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에서 경찰과 경찰차량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며 폭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모(46) 씨 등 3명에 대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이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동안 시위대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강경 대응을 삼갔던 검·경이 거리시위 참가자에 대해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한 것은 이들의 행동이 다른 집회 참가자와 명확히 구별된다는 판단에서다.


▲6월 7일 밤~8일 새벽 촛불시위 현장
영상취재: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김한준 객원기자

검찰 관계자는 “이 씨 등은 경찰을 향해 쇠파이프를 휘두르거나 경찰 버스에 올라가 부수는 등 적극적으로 폭력 시위에 가담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일정한 주거가 없는 무직자이거나 일용직 근로자, 저소득 자영업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또 인터넷에서 계속 퍼지는 ‘폭력시위 경찰 프락치설’에 대해서도 내사에 착수했다.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등에는 이날 쇠파이프와 각목이 등장한 8일의 폭력시위를 경찰이나 보수진영의 프락치가 이끌었다는 글이 유포됐다.

이에 대해 경찰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권력을 무력화시키는 악의적인 내용을 퍼뜨린 유포자를 추적해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는 9일 촛불시위에 참석하는 일부 시위자가 예비군복을 착용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원태재 국방부 대변인은 “예비군복을 입고 시위에 가담하는 행위는 국민을 불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군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 대변인은 “관련 규정에 따르면 예비군복은 예비군 대원이 동원됐거나 교육훈련을 위해 소집됐을 때에만 착용하도록 돼 있다”고 덧붙였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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